재건축 기대감에 구축 아파트 눈길…신축 아파트 인기 시들

5년 이하 아파트, 매매가격지수 하락세로 돌아서
"재건축·리모델링 기대감…투자수요 구축에 몰려"
  • 등록 2022-01-16 오후 1:04:29

    수정 2022-01-16 오후 9:22:33

[이데일리 오희나 기자] 재건축 기대감에 서울 20년 이상 구축 아파트에 매수세가 몰리고 있다. 그간 서울 집값을 견인해왔던 신축 아파트의 인기가 시들해지고 재건축 활성화, 리모델링 기대감에 구축 아파트들의 인기가 오르고 있다.

[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서울 63스퀘어에서 도심아파트들이 보이고 있다.
16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 5년 이하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전주대비 0.01%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반면 20년 초과 아파트는 0.02% 올랐고 15년초과~20년 이하 아파트는 0.03% 상승했다. 서울 5년 이하 아파트 매매가격지수가 마이너스로 돌아선 것은 지난 2020년 9월28일(-0.03%)이후 1년4개월여만이다. 수도권에서도 5년 이하 아파트가 전주대비 0.01% 하락하면서 4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신축 아파트의 인기가 시들한 것은 최근 몇 년새 오른 급등 피로감 때문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신속통합기획(신통기획) 등 재건축·리모델링 기대감이 높아지고, 대선후보들이 규제완화책을 잇따라 내놓으면서 구축아파트를 중심으로 매수세가 쏠린 영향으로 보인다.

앞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는 용적률, 층수규제 완화를 통한 재건축·재개발이 필요하다면서 500%까지 용적률 상향이 가능한 ‘4종 주거지역’을 신설하겠다는 방안을 내놓은바 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또한 토지용도 변경과 용적률 상향을 통해 분당·일산·평촌·산본·중동 등 수도권 1기 신도시 5곳에 10만호를 추가로 공급하겠다고 밝힌바 있다.

실제로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2019년 입주한 서울 강동구 ‘고덕그라시움’ 전용면적 84㎡ 13층은 지난해 11월 18억5000만원에 거래됐다. 같은해 10월 13층이 20억원에 거래된 것에 비해 1억5000만원이 빠졌다. 수도권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지난해 5월 입주한 경기 성남시 분당구 ‘더샵판교포레스트 11단지’ 전용 84.99㎡ 5층이 8억3500만원에 거래됐다. 같은해 11월 9억5000만원에 거래된 것에 비해 1억1500만원 떨어졌다.

반면 재건축 기대감이 높은 단지들은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준공 34년차인 노원 상계주공6단지 전용면적 59.28㎡는 지난해 8월 11층이 9억4000만원에 신고가로 거래됐다. 같은해 6월 8억7000만원에 거래된 것에 비해 7000만원이 올랐다. 현재 올라온 매물들도 최고 9억5000만원까지 매도 호가가 형성돼 있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역전 현상에 대해 대선을 앞두고 재건축 기대감에 구축으로 눈을 돌리는 매수자들이 늘고 있기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 연구원은 “최근 2~3년 사이 신축 가격의 상승폭이 컸기 때문에 조정을 받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여기에 현정부와 대선후보들도 재건축 활성화 의지가 강하기 때문에 투자 관점에서 구축 아파트로 매수세가 몰리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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