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웨이브'는 오지 않았다…바이든 우세에도 오른 美 빅테크

바이든 우세에도 민주당 상·하원 장악은 어려워져
규제 이슈 사그라들 것으로 예상되며 IT주↑
반면 행정부와 의회 분리에 재정기대감은 후퇴
  • 등록 2020-11-05 오전 8:21:44

    수정 2020-11-05 오전 8:21:44

[이데일리 이슬기 기자] 간밤 뉴욕증시가 급등했다. S&P500지수는 1928년 이후 이뤄진 대선 이튿날 기준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특히 바이든의 승리가 우세해 지는 상황에서도 빅테크 기업이 크게 상승했는데, 민주당이 상·하원까지 모두 장악하는 ‘블루웨이브’ 시나리오가 후퇴했기 때문이라고 증권가에선 분석했다.

조 바이든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가 대선 다음날인 4일(현지시간) 새벽 자택이 있는 델라웨어주 윌밍턴의 체이스 센터에서 입장 발표에 나서며 주먹을 들어 보이고 있다. (사진=AFP/연합뉴스 제공)
서정훈 삼성증원 연구원은 5일 “지난밤 뉴욕 증시는 선거 불확실성 해소 기대감을 반영하며 3대 지수 모두 상승으로 마감 했다”며 “미국 민주당의 압승, 즉 블루웨이브 기류가 후퇴함에 따라 시장 색깔도 급히 바뀌었는데, 그간 규제 이슈가 부각되던 대형 기술주들이 먼저 상승 반응했다”고 말했다.

간밤 S&P500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2.2% 오른 3443.44에 장을 마쳤다. 이는 1928년 이후 이뤄진 대선 이튿날 기준 가장 큰 폭으로 오른 것이다. 4년 전 대선 이튿날엔 1.1% 올랐었다. 심지어 나스닥 지수는 3.85% 오르면서 다른 지수 대비 더 견조한 모습을 보였다.

특히 빅테크 종목들의 강세가 눈에 띄었다. 마이크로소프트(+4.83%), 구글(+6.09%), 아마존(+6.32%), 애플(+4.08%), 페이스북(8.32%) 등으로 IT관련주들이 급등했다. 바이든이 대통령 자리를 차지할 뿐 아니라 민주당이 상·하원까지 모두 장악하는 시나리오는 현실화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5일 오전 8시 기준 미국 대통령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으나 바이든 후보의 우세가 전해지고 있다. 다만 민주당은 하원은 다수 유지하나 의석은 줄어들 것으로 예측되고 있고, 상원 장악은 물거품으로 돌아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다만 미국 행정부와 의회를 각각 다른 당이 차지하면서 대규모 부양책 기대감은 옅어졌다는 평가다. 실제 간밤 백화점 업체인 콜스와 메이시스는 5% 안팎으로 하락했고, 아메리칸에어라인과 카니발도 2%대 하락률을 기록했다.

서 연구원은 “미국 행정부와 의회가 분리될 가능성이 높아진 탓에 정부의 재정지출 규모도 줄어들 전망”이라며 “채권 시장은 이 같은 예상을 즉각 반영 했는데, 그간 대규모 국채 공급 기대감을 반영하며 상승했던 국채 수익률은 이날 전 만기 구간에서 고른 하락세를 보였다”고 짚었다. 미 국채 10년물 수익률은 이날 하루에만 10bp(1bp=0.01%) 이상 하락하며 0.8%선을 하회 했다.

한편 증시 변동성은 여전히 상존한 상황이다. 다만 분할 매수 관점으로 접근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판단이다.

서 연구원은 “선거 결과에 따른 증시 변동성 확대 가능성은 아직 잔존한 상황이지만 중장기 관점에서 정책 불확실성 해소는 분명한 사실일 것”이라며 “단기 변동성에 위축되기 보다는 분할 매수 관점으로 접근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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