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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뮤지컬 ‘시라노’가 삼연(세 번째 공연)을 하면 그때는 정말로 시라노 역을 맡지 않을 것이다.”
뮤지컬배우 류정한(48)의 팬이라면 오는 10일 서울 강남구 광림아트센터 BBCH홀에서 개막하는 뮤지컬 ‘시라노’를 놓쳐서는 안 될 것이다. 2년 만에 다시 무대에 오르는 이번 공연이 류정한이 주인공 시라노 역으로 출연하는 마지막 무대이기 때문이다.
지난달 31일 광림아트센터 BBCH홀 리허설룸에서 가진 연습 시연회에서 류정한은 “이번 재공연에서도 원래는 프로듀서 역할만 열심히 하려 했다”고 밝혔다. 작품 속 주요 장면의 연습 현장을 선보인 이날 시연회에서도 류정한은 배우가 아닌 프로듀서로 참석해 장면 시연에 함께 하지 않았다.
‘시라노’는 연극·영화·드라마 등으로 여러 차례 만들어진 에드몽 로스탕의 고전 희곡 ‘시라노 드 베르주라크’를 원작으로 하는 뮤지컬이다. ‘지킬 앤 하이드’의 작곡가 프랭크 와일드혼이 음악을 담당했다. 2017년 데뷔 20주년을 맞은 류정한이 프로듀서 데뷔작으로 선보여 공연계 관심을 모았다. 류정한은 초연에 이어 재공연에서도 프로듀서와 주인공 시라노 역 배우 ‘1인 2역’으로 작품에 참여한다.
류정한은 “2년 전 데뷔 20주년이 됐을 때 의미 있고 도전적인 일을 하고 싶었다”며 “어렸을 때 뮤지컬 프로듀서도 해보고 싶었기에 일을 저질렀다”고 프로듀서 도전 이유를 설명했다. 그 경험은 값지면서도 뼈아팠다. 그는 “초연을 올린 뒤 대한민국에서 프로듀서로서 뮤지컬 한 편 올리는 게 얼마나 힘든지를 배웠다”고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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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재공연에서 다시 시라노 역을 맡은 이유는 초연 때 느낀 연기의 부족함 때문이다. 류정한은 “초연에서 부족했던 연기에 대한 배우로서의 욕심에 재공연까지는 연기까지 함께 하게 됐다”며 “시라노 역의 다른 훌륭한 세 배우에게 뒤떨어지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류정한은 앞으로도 배우와 프로듀서의 일을 병행할 계획이다. 다만 ‘시라노’처럼 한 작품에서 두 역할을 함께하지는 않을 생각이라고 했다. 그는 “프로듀서로 다음에 기획하고 있는 뮤지컬도 있다”면서 “하지만 프로듀서를 하면서 배우까지는 같이 하지 않기로 나 자신과 약속했다”고 말했다.
최재웅은 “류정한 형은 2007년 ‘쓰릴 미’로 처음 만났을 때나 지금이나 똑같다”면서 “프로듀서 이전에 배우이기 때문에 누구보다 연습하는 배우들의 마음을 잘 헤아리면서 작품 외적인 부분까지 많이 챙겨주고 있다”고 프로듀서로서의 류정한을 치켜세웠다.
연출은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 ‘시데레우스’ 등에 참여한 연출가 김동연이 맡는다. 와일드혼 작곡가와 상의해 일부 넘버의 편곡을 새로 하는 등 신선함을 더했다. 김 연출은 “고전인 원작 희곡을 현대적인 뮤지컬 언어로 재해석해 보다 드라마틱한 표현을 무대 위에서 선보이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시라노가 짝사랑하는 여인 록산 역에는 박지연·나하나, 시라노를 통해 록산과의 사랑을 이뤄가는 크리스티앙 역에는 송원근·김용한이 캐스팅됐다. ‘시라노’는 오는 10일부터 10월 13일까지 광림아트센터 BBCH홀에서 공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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