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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은 최태원 회장이 경영 일선에 등장한지 꼭 20년이다. 1998년 9월 1일 취임 당시 5위였던 SK의 재계 순위는 현재 3위로 상승했고, 내수 기업이라는 한계도 벗어났다. ‘늘 10년을 내다본 기업인’으로 불렸던 선친만큼이나 SK를 내적·외적으로 성장시켰다는 평가를 받는다.
미래 내다본 하이닉스 인수 ‘신의 한수’
‘최태원 매직’이라 할만하다. 그 핵심 비결은 성공적인 인수합병(M&A)으로 꼽힌다. ‘M&A 승부사’라는 별칭도 생겼다. 그중 하이닉스 인수는 ‘신의 한수’로 통한다.
선대회장으로부터 물려받은 M&A에 대한 뛰어난 감각은 그룹의 성장 원동력이 됐다. 2016년 반도체용 특수가스 제조사인 OCI머티리얼즈(현 SK머티리얼즈), 2017년에는 웨이퍼 제조사 LG실트론(현 SK실트론)까지 인수하며 반도체 사업 수직계열화를 이뤄냈다. 최근에는 도시바 인수 참여에도 성공하며 부족하다고 평가받던 낸드플래시 사업도 보완했다.
소통의 리더십·협상의 카리스마 눈길
선대회장으로부터 물려받은 뚝심과 10년을 준비하는 기업가정신은 이제 최태원식 경영철학으로 자리매김했다. 그에 소통의 리더십과 협상의 카리스마는 하이닉스 인수 사례에서 잘 드러난다.
2010년 최태원 회장은 미래 먹거리에 대해 고심하던 중 반도체의 발전가능성을 보고, 곧바로 공부 시작했다. SK에 따르면 각계각층의 반도체 전문가를 모셔 사사하며 1년 가까이 반도체를 파고든 최 회장은 2010년말 하이닉스를 인수하겠다는 의중을 그룹 이사진에게 밝혔다.
SK그룹 관계자는 “대규모 투자이자 가보지 않은 길이었던 만큼 인수와 동시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의견이 주를 이뤘다”면서도 “하지만 최 회장은 자신과 뜻이 다르다고 강압적으로 밀어붙이지 않았다. 토론을 통해 자신의 의견을 설득하는 과정을 꽤 오랜 기간 가졌다. 협상력이 돋보였다”고 회상했다.
그의 이 같은 철학은 ‘딥체인지’와 ‘더블보텀라인(Double Bottom Line)’으로 대표된다. 최 회장은 “변화하지 않는 기업은 서든 데스(Sudden Death·돌연사)한다”고 경고하며 이를 극복하기 위한 대안으로 딥체인지(근본적 변화)를 강조했다. 딥체인지는 사업구조의 근본적인 혁신 등을 뜻한다. 최태원 회장이 2016년부터 강조해온 SK그룹의 경영화두다. 기업이 지속 성장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사업 방식과 사고를 바꿔야 한다는 최 회장의 경영철학이 담겨있다.
바이오는 제2의 반도체…새 성장동력 투자
최 회장이 반도체 다음으로 승부수를 던진 분야는 바이오다. 최태원 회장은 바이오·제약 부문을 제2의 반도체로 지목하고 있다. 최근에는 바이오산업 분야에 집중 투자하며 반도체에 이어 또 하나의 성장동력을 만들어가고 있다.
SK는 지난해 6월 글로벌 제약사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의 아일랜드 공장을 인수했고, 올 7월엔 미국 바이오 위탁개발생산업체(CDMO) 앰팩 지분 100%를 사들였다. 이는 국내 바이오·제약 업계에서 해외 제약 회사 M&A 규모로 사상 최대다. SK바이오팜은 독자 개발한 뇌전증 치료제 ‘세노바메이트(Cenobamate)’의 미국 식품의약국(FDA) 신약승인신청을 앞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