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주 서귀포시 안덕면 사계리 제주커피수목원을 운영하는 김영한 대표. 김형욱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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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세계 유일의 커피 와인, 브랜디 어때요.” 제주도 서남부 서귀포시 안덕면 사계리 들판에 자리 잡은 제주커피수목원. 여기서 만난 김영한(70) 대표는 자신이 개발한 와인, 브랜디을 맛보라고 권했다.
삼성전자 임원, 국민대학교 경영대학원 교수를 지낸 김영한 대표는 6년 전 귀농을 결심하고 2013년 7월 이곳 제주 산방산 자락에 자리 잡았다. 60여권의 책을 펴내기도 한 마케팅 전문가이기도 한 그는 제주산 커피를 만들자는 꿈을 품고 이곳 비닐하우스에서 제주도 화산토로 커피나무를 키웠다. 이 결과 ‘제주 몬순’을 특허출원하고 ‘한라 자바’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커피를 재배하는 데 그치지 않았다. 직접 커피를 팔고 방문객에게 커피 만들기 체험 기회를 제공했다. 지난 한해 방문객이 5000명에 달한다. 매출액도 지난해 1억원으로 늘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이곳을 ‘6차산업’으로 인증하고 지원에 나섰다. 커피나무를 재배하는 1차산업에서 로스팅을 판매하는 2차산업, 커피체험과 카페를 운영하는 3차산업을 아우르는 이곳은 정부가 농촌 진흥을 위해 추진하는 6차산업화의 결정판이다.
| 제주 서귀포시 안덕면 사계리 제주커피수목원에 전시된 커피 와인과 브랜드. 김형욱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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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대표는 지난해부터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제주대학교와의 협력으로 커피 와인과 브랜디를 개발했다. 이곳 제주생두와 화산수로 만든 토종 커피 와인이다. 전 세계인이 가장 좋아하는 커피로 세계적 명품을 만들겠다는 의지의 결과다. 올 초부터 수목원과 홈페이지를 통해 판매도 시작했다. 도수 12도의 제주 몬순 커피와인은 2만8500원, 브랜디는 7만4900원. 직접 소량 생산하는 만큼 기존 와인이나 브랜디와 비교해 싼 가격은 아니지만 독특한 맛을 체험할 수 있다. 일인당 1만2000원이면 커피나무 옆 공방에서 직접 커피와인 만들기 체험도 할 수 있다.
아직 판매량은 적다. 작은 농가인 만큼 마케팅에 한계가 있다. 그러나 워낙 독특한 아이템인 만큼 국내외적인 관심을 끌고 있다. 지난해 미국 CNN에서도 취재를 왔다. 이 덕분에 미국, 중국 구매자와 수출 협의도 진행 중이다. 김 대표는 “커피 원두로 만든 술은 전 세계에서 이곳밖에 없을 것”이라며 “우리 농업이 경쟁력을 가지려면 제주에서도 감, 귤, 마늘 같은 기존 제품에 만족하지 말고 기술 농업을 통해 세계적 명품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 제주 서귀포시 안덕면 사계리 제주커피수목원 전경. 농림축산식품부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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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 서귀포시 안덕면 사계리 제주커피수목원 내 관광객 체험 공간. 농림축산식품부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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