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 `아메리칸 드림`…美대도시 52% 주택보유자 절반 안돼

자동차 메카 디트로이트, 자가비율 49%…50여년래 최저
"2030년까지 임대수요 지속적으로 늘어날듯"
  • 등록 2017-03-24 오전 8:17:33

    수정 2017-03-24 오전 8:17:33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한때 미국 자동차산업의 메카였던 디트로이트시(市)는 근로자로 성실하게 일만 하면 누구든지 내 집을 마련할 수 있는 대표적인 중산층의 도시로 이름을 날렸다. 그러나 이제는 `(주택) 임대자들의 도시`로 전락하고 말았다. 지난 2015년 기준으로 디트로이트시 가계들 가운데 자신의 집을 소유한 경우는 전체의 49%에 불과했다. 이는 2009년의 55%에 비해 6%포인트나 떨어진 것으로, 근 50여년만에 가장 낮은 비율이었다.

블룸버그통신은 23일(현지시간) 지난 2015년 미국 인구센서스국 데이터를 부동산 주개업체인 레드핀과 함께 분석한 결과, 미국 100대 도시들 가운데 자가 소유자에 비해 주택 임대자가 더 많은 도시가 52곳에 이르렀다고 보도했다. 이 52개 도시 가운데 지난 2009년 미국 주택 버블 붕괴 이후 그 비율(=자가 소유자와 주택 임대자 비율)이 뒤바뀐 경우는 21곳에 이르렀다. 과거 부동산시장이 과열이었던 덴버와 샌디에고, 디트로이트, 볼티모어 등이 대표적인 도시였다.

결국 글로벌 금융위기와 주택 버블 붕괴를 겪으면서 미국내 중산층이 몰락했고 그 과정에서 압류 등으로 주택을 잃은 가계가 늘어났고 히스패닉 인구 유입이 늘면서 자연스럽게 임대수요가 늘어나기도 한 것이다. 조지아주(州)의 애틀랜타는 주택 소유자 비율이 43.6%로 주요 도시들 가운데 가장 낮았고 오하이오주 콜럼버스와 루이지애나주 뉴올리언스 등도 45~46% 수준에 불과했다.

미국 도시연구소도 이같은 추세에다 베이비부머가 고령화하면서 주택공간을 줄여가는 등 인구구조적 영향까지 감안할 경우 미국에서 임대 수요는 2030년까지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점쳤다. 단기적으로도 주택 중개업체 툴리아에 따르면 올 1분기중 시장에 매물로 나와있는 주택 공급량이 100만채에 못미쳐 통계 집계를 시작한 2012년 이래로 가장 낮은 주택 재고를 기록한 바 있어 임대자들의 주택 구입은 더 어려울 전망이다.

이 때문에 넬라 리처드슨 레드핀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지금 상황에서는 주택 구입은 물론이고 임대할 수 있는 주택 공급도 많지 않은 상황”이라며 정부가 임대전용 주택 건설 지원을 비롯해 임대 친화적인 정책을 내놓을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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