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는 집값 하락을 우려해 가능한 `조용히` 처리하는 게 보통이었지만 요즘은 사정이 달라졌다. 입주민들이 민원 해결을 위해 대형 현수막을 내걸거나 본사 앞 시위를 벌이는가 하면 소송을 추진하는 일도 다반사라는 게 업계의 이야기다.
중견 건설사인 W사는 최근 대구시 수성구에 분양한 아파트 계약자들의 실력행사로 곤욕을 치렀다.
대형 건설사인 P사도 광진구 자양동에 공급한 주상복합 입주민들의 민원으로 난처한 상황에 빠져 있다. 이 아파트 외벽에는 P사와 시행사를 비난하는 대형 현수막이 대거 내걸렸다.
이 아파트 입주자 대표회 관계자는 "회사측이 분양 당시 지하 상가에 입주민을 위한 종합스포츠센터를 설치하기로 한 약속을 어기고 할인점에 분양했다"면서 "입주민이 만족할 수준으로 원상복구하지 않을 경우 손해배상 청구소송도 제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형 건설사인 A사 고객센터 관계자는 "주택경기가 좋을 때는 집값 하락을 우려해 쉬쉬하면서 민원을 제기하는 게 일반적"이라며 "하지만 집값이 떨어진 상황에선 입주자들이 공개적으로 민원을 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