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스트리트 저널은 현대자동차가 인도의 정책 변화로 인도 자동차 시장에서 큰 성과를 얻고있다고 22일 보도했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90년대 중반부터 인도 정부가 정책을 바꾸기 시작해 외국업체들의 생산공장 설립과 사업권 취득이 용이해졌고 공장부지도 과거 정치적 입김이 막강했지만 이제는 외국기업의 경영요건이 더 중요한 요인이 됐다.
이것이 자동차 산업에 의미하는 바는 인도 자동차 시장에서 80%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던 마루티와 외국 회사간의 경쟁이 가능해졌다는 점이다. 현대자동차는 저렴한 가격과 뛰어난 기술력을 바탕으로 마루티가 독점하다시피 하고 있는 인도의 자동차 시장에 침투해 10%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고 대우자동차와 포드, GM 등도 점유율을 높이고 있다.
포드는 지난해부터 수익을 내기 시작했는데 대우를 인수할 경우 인도 자동차 시장점유율은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포드의 강점은 인도에서의 이미지가 좋다는 것인데 딜러들을 대상으로 한 판촉장에서 약 5000명의 사람들이 모여 외국 자동차 업체의 선두에 있는 현대자동차의 1200명에 비해 약 4배이상 더 몰렸다. GM은 현재 1% 미만의 시장점유율을 갖고 있지만 피아트, 스즈키와 제휴해 시장공략에 나선다는 전략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인도시장의 특징은 일본 자동차의 위세가 낮은 몇 안되는 시장중에 하나라는 것이다. 실제로 일본업체들은 인도시장에 대해 별 매력을 느끼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활발한 진출을 시도하고 있는 중국에 비해 생활수준이나 소득수준이 낮다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80년대 초반 도요타가 경차시장에 진출했다가 철수한 바 있지만 최근 도요타는 인도가 3대 시장중에 하나라고 강조하고 있다.
인도는 열악한 제조환경과 높은 금융비용, 노동력의 생산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현대자동차측은 기존의 인식과는 달리 마드라스 이외의 지역에서는 인도의 노동력이 한국에서와 같이 생산성이 높다고 말하고 있다. 게다가 임금이 5분의 1수분에 머물러 외국기업들에게 장벽으로 작용하고 있는 높은 금융비용을 감당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현대자동차가 인도시장에서 성공을 거둘 수 있었던 또 하나의 요인은 마케팅이었다.
현대는 신차 발표일을 힌두 달력의 길일로 택하고 광고에 영화배우를 기용했으며 보증기간을 1년에서 2년으로 연장하는 등의 마케팅 전략을 구사했다. 현대자동차 뉴델리 지사의 마케팅 담당인 수부는 “인도신부들이 현대자동차를 이상적인 혼수로 인식하게 됐으며 그것이 매우 유효하게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도 소비자들이 기분좋게 생각하고 있는 것 중에 하나는 과거 자신들이 2류 취급을 받고 있다고 생각해 왔으나 현대자동차는 선진국과 똑같이 대우해 주고 있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는 것이다. 한 소비자는 “최근 뉴저지에 갔을 때 현대자동차 판매소에서는 인도에서 팔고 있는 자동차와 똑 같은 제품을 팔고 있었다”며 만족해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