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재은 기자]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빌 게이츠의 전 부인이자 세계 최대 규모 자선재단 ‘빌 앤드 멀린다 게이츠 재단’(이하 ‘게이츠 재단’)의 공동의장인 멀린다 프렌치 게이츠가 재단을 떠난다고 밝혔다.
| 빌 앤드 멜린다 게이츠 재단의 공동 설립자인 멜린다 게이츠가 2021년 7월 1일 파리 엘리제궁에서 프랑스 대통령과의 회담을 위해 도착하고 있다. (사진=AFP통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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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렌치 게이츠는 13일(현지시간)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성명을 내고 “숙고한 끝에 ‘빌 앤드 멀린다 게이츠 재단’의 공동 의장직에서 사임하기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그는 게이츠 재단이 현재의 훌륭한 경영진, 이사회와 함께 중요한 업무를 지속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갖고 있다며 “지금은 내가 자선사업의 다음 장으로 나아갈 적절한 시기”라고 설명했다.
프렌치 게이츠는 “지금은 미국과 전 세계의 여성, 소녀들에게 중요한 순간이고 성평등을 보호하고 진전시키려 싸우는 이들에게 긴급한 지원이 필요하다”며 “빌과 합의 조건에 따라 재단을 떠나면서 여성과 가족을 위한 활동에 125달러(약 17조 938억원)을 추가로 투입할 수 있게 됐다”고 덧붙였다.
두 사람은 2021년 이혼할 당시 프렌치 게이츠가 재단을 떠날 경우 게이츠에게서 추가로 별도의 자선 사업을 위한 자금을 받기로 합의한 바 있다.
게이츠는 엑스를 통해 “멀린다를 떠나보내게 돼 아쉽지만 그가 자신의 미래 자선사업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확신한다”며 “멀린다는 공동 설립자이자 공동 의장으로 재단의 전략과 비전을 구체화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밝혔다.
| 2021년 5월 5일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에 있는 빌 앤드 멜린다 게이츠 재단. (사진=로이터통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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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이츠 재단은 빌 게이츠 부부가 1994년 결혼한 뒤 2000년 공동으로 설립한 재단으로 올해 예산액은 86억달러(약 11조7605억원)에 달한다. 재단은 그간 아프리카의 말라리아 퇴치와 인도·남아시아 지역에 광범위한 투자를 하는 등 빈곤 퇴치와 보건 개선 활동을 해왔다.
NYT는 “이미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 자선가 중 한 명인 프렌치 게이츠는 여성의 지위 향상이 사회 전체에 이익이 된다고 오랜 기간 주장해왔다”며 “여성권과 성 평등에 대한 프렌치 게이츠의 신념은 기부 분야 안에서도 의미 있는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인디애나대 릴리 기부문화 대학의 아미르 파식 학장은 NYT에 “2020년 여성 단체에 대한 기부금은 미국 전체 기부금의 1.8%밖에 되지 않았다”며 “프렌치 게이츠의 125억달러가 여성 문제에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NYT는 프렌치 게이츠의 주요 활동 수단은 그가 2015년 설립한 법인인 피보털 벤처스였다며 “피보털은 새로운 기금을 통해 더 큰 규모의 기금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피보털 벤처스는 투자·인큐베이팅 업체로 여성과 소수자들의 사회 진출을 지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