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형로봇 피부에 적용할까···통증 자극 조절 반도체 소자 개발

KAIST, 뉴로모픽 통각수용체 소자 개발
  • 등록 2023-11-15 오전 8:15:11

    수정 2023-11-15 오전 8:15:11

[이데일리 강민구 기자] 사람 뇌를 모방한 뉴로모픽 반도체 소자 연구가 주목받는 가운데 통증도 느끼게 해주는 소자가 개발됐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김경민 신소재공학과 교수 연구팀이 멤리스터(전류 흐름에 따라 저항이 변하는 전자소자)를 사용해 통증자극 민감도 조절을 할 수 있는 뉴로모픽 통각수용체 소자를 처음 구현했다고 15일 밝혔다.

김경민 KAIST 신소재공학과 교수.(사진=KAIST)
감각신경계는 해로운 자극을 감지해 위험한 상황을 회피하게 한다. 통각수용체는 자극이 민감도의 임계치를 넘으면 통증 신호를 발생해 인체가 자극에서 벗어나는 방식이다.

통각수용체 신호 전달에는 통증 신호를 전달하는 흥분성 신경전달물질과 외부 자극에 대한 임계치를 조절하는 억제성 신경전달물질이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억제성 신경전달물질은 흥분 작용과 역균형을 이뤄 신경의 과도한 활성화를 방지하고, 외부 자극에 적절하게 반응하기 위한 핵심 역할을 한다.

그동안 복잡한 감각신경계의 동작을 모사하는 전자 소자를 개발하는 연구가 활발히 진행됐다. 기존 연구에서는 흥분성 신경전달물질의 특성은 쉽게 구현할 수 있었으나, 억제성 신경전달물질에 의한 임계치 조절 특성까지 동시에 구현하지 못했다.

연구팀은 이중 전하 저장층 구조를 통해 외부 자극에 대한 임계치를 조절하는 뉴로모픽 통각수용체 소자를 개발했다. 두 종류의 서로 다른 전하 저장층은 각각 전도성을 조절하는 흥분성 신경전달물질의 역할과 임계치를 조절하는 억제성 신경전달물질의 역할을 맡는다.

이를 통해 통각수용체의 필수 기능들인 통증 전달 특성, 통증 완화, 통증 민감화 특성을 조절할 수 있다. 신경계의 복잡한 기능을 신경계의 동작 원리를 모방해 단순한 구조의 전자 소자로 구현하는 방법을 제시한 셈이다.

실험 결과, 소자는 온도 자극에도 반응하는 온도수용체 특성을 보였다. 억제성 상태를 제어해 단일 소자가 고온 범위와 저온 범위를 모두 감지하는 가변적인 온도수용체 특성도 확인했다.

연구팀은 앞으로 통각수용체, 온도수용체 소자를 인간을 모방하는 휴머노이드 피부에 적용해 인간과 같은 방식으로 자극을 감지하는 센서로도 쓸 수 있으리라 기대했다.

김경민 교수는 “흥분성·억제성 신호 작용의 특성을 단일 소자에 구현해 간단한 반도체 기술로 복잡한 생물학적 감각신경계의 특성을 모사하는 방법론을 제시했다”며 “임계치를 조절하는 특성은 감각신경계 모사뿐 아니라 임계 스위칭 특성을 활용하는 보안 소자나 차세대 컴퓨팅 소자에도 활용할 수 있다”고 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어드밴스드 머티리얼즈(Advanced Materials)’에 10월 21일자 온라인 게재됐다.

통증 전달 민감도 조절 특성(a), 통증 완화 조절 특성(b), 통증 민감화 조절 특성(c).(자료=KA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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