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정현 기자] 지난해 말 리오프닝 바람을 타고 무섭게 상승하던 LCC(Low Cost Carrier·저가항공) 관련주의 예봉이 조금씩 무뎌지고 있다. 일본과 동남아 여객 증가에 따른 폭발적인 여행수요 회복이 정점에 가까워지면서다. 2분기는 계절적으로 여객 수요 비수기인 데다 노선 공급 확대 속도도 둔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증권가에서는 중단거리 대비 장거리 노선 매력도가 증가할 가능성이 큰 만큼 상대적으로 주가가 덜 오르거나 주춤했던 FSC(Full Service Carrier·대형항공) 항공주가 주목받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출국장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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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3대 LCC 항공주 중
제주항공(089590)과
진에어(272450)가 지난해 4분기 15분기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했으며.
티웨이항공(091810)은 적자에서는 벗어나지 못했으나 영업손을 줄였다. 일본과 동남아 노선 여객 증가로 국제여객 수송량이 예상보다 느는 등 기대보다 빠른 여행수요 회복이 배경이다. 올 1월 국제여객수는 464만 명을 기록하며 2019년 대비 58% 수준까지 올라왔다. 특히 동남아 여객수는 같은 기간 대비 79%, 일본은 2018년 대비 75% 수준을 회복했다.
LCC 항공사가 모두 호실적을 기록하며 코로나19 팬데믹을 파고를 넘어서고 있으나 주가 상승은 조금씩 무뎌지는 모양새다. 제주항공은 지난해 12월 이후 1월까지 48.85% 가파르게 상승했으나 2월 들어서는 2.94% 오르는데 그쳤다. 티웨이항공은 84.28% 오르다 이달 들어 11.47% 하락했다. 진에어는 27.37% 상승 후 1.43% 오르는 데 그치며 상승폭이 둔화했다.
증권가에서도 LCC항공주에 대해 보수적인 투자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국제 여객 수송량이 계속 증가하고 있으나 증가율이 둔화하는 데다 하반기 중국 노선 확대에 따른 수송량 증가가 기대되나, 중국 항공사와의 경쟁으로 인해 항공 여객 운임이 하향 안정화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정연승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일본 노선을 필두로 한 단거리 노선 수요가 개선되면서 여객 수송량이 지난해 10월 이후 회복되고 있으나 탄력 측면에서 정점을 통과하고 있다”며 “국내 항공사들의 주가가 2018년 시가총액 고점을 상회하고 있다는 점에서 높아진 기대를 일정부분 반영하고 있다”고 봤다.
LCC 항공주가 강세를 보이는 동안 상대적으로 소외됐던 FSC 항공주로 관심을 돌려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2분기 이후 미주 및 유럽 등 중장거리 노선이 여객수 증가 구간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LCC항공주가 무섭게 올랐던 지난해 12월 이후 두 달간
대한항공(003490) 주가는 4.72% 하락하며 부진했다.
대한항공(003490)과
아시아나항공(020560)은 3월 이후 유럽 노선 증편을 준비 중이며, 공격적인 증편보다는 여객 수요에 보조를 맞추는 공급 확대 전략을 유지하고 있다. 양승윤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여행 수요와 환율, 유가 등 매크로 환경이 우호적일 경우 장거리 노선 매력도가 높아질 수 있다”며 “장거리 노선 경쟁 강도가 중단거리 노선 대비 상대적으로 긍정적인 상황이 중장기적으로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