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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탕탕탕…탕탕탕탕탕”
군대를 제대한지 10년 만에 처음으로 실탄이 장전된 총의 방아쇠를 당겨봤다. 군 시절에도 그저 `M16` 소총만 몇 차례 쏴봤을 뿐, 기관총을 직접 손에 잡은 건 처음이었다. 먼저 관계자의 시범 사격이 있었다. `K16` 기관총은 땅이 울릴 정도로 굉음을 내며 수십 발의 총알을 쏟아냈다. 본 기자의 차례가 됐고, 자못 긴장된 상태에서 체험 사격을 시작했다.
지난달 30일 부산 기장군 철마면에 위치한 `SNT모티브` 부산공장을 찾았다. 국내 기술로 소총·권총·저격총 등을 만드는 이곳에서는 K1A, K2, K5 등 군인이라면 알 수 있는 총들을 만든다. 1973년 설립된 국방부 조병창에서 시작해 이후 민영화(대우정밀공업)를 거쳐 현재의 SNT모티브가 됐다.
1973년 지은 공장 그대로…6000평 규모
본격적인 체험 사격에 앞서 수많은 총기들을 생산하는 6000평 규모의 공장을 찾아 작업 과정을 살펴봤다. 1973년에 지은 공장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었고, 1층 입구에는 우리나라 국군의 주력 화기인 `K시리즈` 포스터가 걸려 있었다.
공장 내에는 노리쇠 뭉치, 총열 등 총기에 들어가는 부품들이 다양하게 전시돼 있었다. 구식 설비와 신식 설비가 공존하는 가운데, 각 부품이 완성돼 최종 검사를 마치면 곧바로 조립장으로 넘어간다. 완성 총기는 근무자들이 직접 수동으로 조립했다.
마지막으로, 불량이 없는지 직접 사격을 해보고 이상이 없을 시엔 분리해서 세척 후 다시 조립해 완성한다. 완성된 총기에는 고유의 일련번호가 부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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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16을 골라 손잡이를 잡아봤다. 무게 10.4㎏에 7.62㎜ 구경의 탄환을 사용하는 K16의 `그립`(grip)감은 묵직했다. 보호장구를 착용한 뒤 통제관의 지시에 따라 개머리판에 왼손을 올리고 그 위에 턱을 괴었다. 연사(連射)로 총알이 나가는 만큼 반동이 강하기에 최대한 총기를 고정시켜야 한다.
방아쇠를 살짝 당기자 3발의 총알이 순식간에 날아가 버렸다. 이번엔 조금 더 길게 방아쇠를 당겨보니 7~8발의 총알이 발사됐다. 나머지 총알을 모두 소진할 때까지 방아쇠를 당겼고, 주어진 50발의 총알은 몇 초도 안 돼 모두 발사됐다. K16은 1분당 최대 950발까지 쏠 수 있다고 한다. 사격을 모두 마치자 매캐한 화약 냄새가 코를 찔렀고, 그제야 실탄을 발사했다는 실감이 났다. 반동이 강해서인지 자세도 처음에 비해 흐트러져 있었다.
K16에는 기본형, 공축형, 승무원형이 있는데 이날 쏜 것은 기본형이었다. SNT모티브 관계자는 “기본형은 근접 전투 시 소대 일반지원 또는 보병분대에 배속해 적 밀집부대 등 지역표적 제압용으로 운용된다”고 설명했다.
우리 군이 사용 중인 M60과 K3(5.56㎜)를 대체하기 위해 만들어진 K16은 지난해 12월부터 야전에 실전 배치되고 있다. M60보다 신뢰성이 4배 향상됐고, K3 기관총보다는 사거리 30%·파괴력 2배 정도가 늘었다. 방위사업청은 2024년까지 육·해·공군과 해병대 등 각군 보병부대와 전차·장갑차·함정·헬기용 기관총을 K16으로 바꾸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