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정시내 기자] 제주도의 한 유채꽃밭에서 입과 발이 꽁꽁 묶인 채 발견돼 보호소로 옮겨진 강아지와 관련 제주지역 동물보호단체가 학대범에 대한 고소장을 접수했다고 밝혔다.
| 사진=인스타그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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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보호단체 제제프렌즈 측은 14일 SNS를 통해 “동물학대범을 대상으로 제주서부 경찰서에 고소장을 접수했으며 담당 수사관을 배정받았다”고 전했다.
이어 “강아지의 상황을 촬영한 봉사자 분께 사진, 영상 등을 증거자료로 수사관에 전달했고, 15일 경찰서에 방문해 자세한 이야기를 진술할 예정”이라고 했다.
강아지는 다행히 동물병원 진료 결과 건강에 큰 이상이 없는 상태다. 제제프렌즈는 “진료 결과 묶여 있었던 시간은 그리 길지 않은 것 같다고 한다. 네 발로 잘 서 있고, 어깨 쪽에 힘을 가해도 잘 버티는 것으로 보아 뼈에는 문제가 없다고 한다”고 설명했다.
강아지는 현재 임시 보호처에서 보호를 받고 있지만, 극도의 스트레스에 사람들을 경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 사진=인스타그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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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난영 제제프렌즈 대표는 KBS에 “강아지가 정신적인 트라우마를 겪고 있다”며 “오늘은 밥을 조금 먹긴 했는데, 어제까지만 해도 아무것도 먹지 않고, 밖으로 나오려고도 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어 “아무리 강아지가 싫을 수 있지만 이렇게 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처벌이 미흡하다 보니 개의치 않고 학대를 하는 것”이라며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앞서 제주도에서 유기견 자원봉사를 하는 A씨는 지난 13일 자신의 SNS를 통해 강아지 한 마리가 앞발이 등 뒤로 결박된 채 발견돼 구조됐다며 당시 상황이 담긴 사진과 영상을 공개했다.
| 입과 발이 등 뒤로 꺾여 묶인 채 발견된 강아지. 사진=인스타그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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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A씨는 기쁜 마음으로 보호소(쉼터)를 찾았다가 한 강아지를 발견했다. 이 강아지의 입안에는 혀가 말려 있었고, 노끈과 테이프로 입을 세게 묶어 입 주변에 상처와 진물이 나 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또 두 발이 끈으로 결박돼 움직일 수 없는 상황이었다.
A씨는 “사람도 하고 있기 힘든 자세였다. 유채꽃이 예쁘게 피어 있는, 눈에 잘 띄지 않는 길에 이 착한 아이를 던져놨다”고 분노했다.
그는 “발견되지 않았다면 외롭고 고통스럽게 죽어갔을 아이”라며 “한쪽에서는 누구라도 도우려고, 살리려고 아등바등 노력하는데 한쪽에서는 어떻게든 죽이려고 하는 이 상황들이 정말 지치고 힘들다”고 안타까운 마음을 전했다.
| 보호소로 옮겨진 강아지 모습. 사진=SB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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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경찰은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를 적용해 현장 조사를 벌이는 등 수사를 확대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