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끌'해 집 샀더니 오르는 금리…고정금리 갈아탈까?

[돈이 보이는 창]
장기대출은 ‘고정’·단기대출은 ‘변동’
“고정·변동 금리 차, 0.5%포인트 주목”
“주담대, 금리 갈아타기 신중히 생각”
  • 등록 2021-09-04 오후 11:00:00

    수정 2022-01-17 오전 11:55:38

[이데일리 황병서 기자] 직장인 A(34)씨는 지난해 9월 결혼을 앞두고 서울 노원구 상계동 소형 평수의 한 아파트를 5억3000만원에 샀다. 그는 아파트값의 대부분을 ‘영끌(영혼까지 끌어)’로 마련한 터라 기준금리 인상 소식이 달갑지 않다. 이자 부담을 낮추기 위해 30년 만기에 연 2.6% 변동금리형 상품으로 2억4000만원을 빌린 것과 6개월 변동금리 조건 계약을 맺은 8000만원의 신용대출금 이자가 걱정이기 때문이다. A씨는 “이번 기준금리 인상을 시작으로 금리가 계속 오를까봐 불안하다”며 “고정금리로 갈아타야 할지, 대출 전략을 어떻게 구성해야할 지 고민”이라고 하소연했다.

초저금리시대가 저물어 가고 있다. 한국은행이 지난달 26일 기존 연 0.5%였던 기준금리를 연 0.75%로 0.25%포인트(p) 인상했다. 지난 2018년 11월 이후 2년 9개월 만에 처음이다. 앞으로 한 두 차례 더 오를 것으로 전망되면서 이에 영향을 받는 시중금리 또한 당분간 우상향 곡선을 그릴 것으로 예측된다.

A씨처럼 영끌로 자산증식에 나선 사람들의 재테크 전략에도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금리 인상기에는 영끌·‘빚투(빚 내서 투자)’식의 자산 증식 방법이 독이 될 수 있어서다. 금리 인상기로 접어든 이때 A씨가 받을 수 있는 합리적인 대출전략은 무엇일까.

단기대출은 변동금리, 장기대출은 고정금리 유리

(이미지=이미지투데이)
시중은행 자산관리사(PB)들은 A씨 사례처럼 짧은 주기로 신용대출을 갱신해야 하는 사람은 당분간 변동금리를 유지해도 괜찮은 선택이라고 조언했다. 물론 이론적으로 금리 인상기의 대출은 고정금리가 유리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하지만 무조건 고정금리를 택하지 말고 변동금리와의 차이 등을 따져보고 결정해도 늦지 않기 때문이다.

오경석 신한PWM 태평로 센터 팀장은 “이미 기준금리가 인상될 것이란 전망에, 대출 고정금리가 연초보다 0.5%포인트 이상 올라간 상태여서 아직은 변동금리가 상대적으로 낮다”면서 “1년 이내 단기자금 조달이 목적이라면 변동금리로, 대출을 장기간 이용할 계획이라면 고정금리로 진행하는 것이 좋은 선택”이라고 말했다.

정성진 KB국민은행 양재PB센터 팀장도 “변동금리와 고정금리가 0.5%포인트 이상 차이 난다면 금리가 다소 올라도 변동금리를 택하는 게 낫다”고 말했다. 예컨대 변동금리가 3.0%이고 고정금리가 3.2%라면 고정금리로 갈아타고, 변동금리가 3.0%이고 고정금리가 3.6%라면 변동금리를 유지하라는 얘기다.

A씨처럼 원금이 많고 만기가 긴 주택담보대출의 경우 언제 변동금리에서 고정금리로 갈아타야 할까. 시중은행 PB들은 당장 갈아타기보다 한 차례 기준 금리 인상이 더 있은 뒤 금리 갈아타기를 실행해도 늦지 않다고 조언했다. 경기의 불확실성이 여전히 큰 탓에 기준금리가 단기간에 폭등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오경석 팀장은 “기존 주담대와 같은 대출을 받은 사람들은 변동금리에서 고정금리로 급하게 움직이는 것보다, 한 차례 금리 인상이 실현됐을 때 갈아타는 것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최재현 NH농협은행 ALL100자문센터 WM자문위원은 “주택담보대출이나 장기로 상환하고 있는 대출의 경우 빠르게 고정금리로 갈아타는 것이 좋지만 현재 대출조건, 중도해지수수료 등의 요인이 있을 수 있으니 이를 고려해 고정금리 대출전환을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조현수 우리은행 양재남금융센터 PB팀장은 “중도상환 수수료가 없고 대출을 받는데 있어서 제약이 없다는 가정 하에서는 장기 상품이라면 고정금리로 세팅하는 것도 나쁘진 않다”고 말했다.
(이미지=이미지투데이)
“카드론 등 금리 비싼 대출부터 상환해야”

전문가들은 여러 곳에서 대출을 받았을 경우 높은 금리의 대출부터 상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최재현 위원은 “카드론, 현금서비스 등 고금리 대출부터 우선적으로 상환해 이자지출을 줄이는 것이 재테크의 기본”이라고 조언했다. 그는 또 “정부가 대출 규제를 강화하는 시점이라 다중채무자의 경우 신용등급 및 대출 한도에서 일종의 불이익이 있을 수 있다”면서 “추후 대출을 받기 어려울 수 있으니 현재 가지고 있는 대출부터 우선적으로 상환하는 것을 고려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금융사간의 금리 비교를 통해 대출 갈아타기를 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장성진 양재PB센터 PB는 “네이버 포털에서도 적금, 예금, 대출, 중도상환수수료 등을 계산할 수 있는 이자 계산기가 있다”면서 “원리금 균등 계산은 직접하기 어려운 만큼 적극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금융위원회에서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한 대출비교 서비스도 있다. 비바리퍼블리카(토스)·NHN페이코·카카오페이·핀다·핀크·SK플래닛·뱅크샐러드·마이뱅크·팀웡크·핀셋N·핀테크·핀마트 등이 대출 비교 서비스를 하고 있다. 플랫폼마다 제휴 맺은 금융사의 대출 상품에 우대혜택 금리 0.5%포인트를 부여하고 있는 만큼 활용할 가치가 높다는 것이 핀테크 업계의 의견이다. 핀테크 업계 관계자는 “대출 비교 서비스를 활용한다고 해서 신용점수가 떨어지는 등의 패널티가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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