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고준혁 기자] 미국 대선을 전후로 금융시장에서 나타난 현상은 단순히 불확실성 해소에 따른 자금 이동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 과정에서 국내 주식시장의 외국인 자금 유입은 지속될 가능성이 크며, 뚜렷한 성장에 대한 기대나 확실한 정책적 지원이 예상되는 업종과 종목이 수혜를 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 대선 과정에서 주식시장의 흐름은 당초 예상했던 바와 다르게 움직였다. 당시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대통령이 되고 상원을 공화당이 차지한다면 주식시장엔 최악의 시나리오로 예상돼 지수가 하락했겠지만, 반대의 현상이 나타난 것이다.
이효석 SK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이미 바이든의 당선 가능성이 커지는 상황에서도 나스닥이 추가 상승하면서 단 3일 만에 전고점을 회복할 정도로 강한 회복력을 보였다는 점은 의아하다는 반응이 많았다”라며 “기존에 형성돼 있던 컨센서스를 기준으로 보면, 절대 이해하기 어려운 현상으로 미국 대선 이전까지 누적된 호재인 예상보다 좋았던 경기 회복세와 기업실적 호조, 주요국 통화량 증가가 후행적으로 반영되고 있는 구간으로 해석하는 게 좋을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주요국의 중앙은행은 유동성 공급이 재개되는 가운데, 가치주로 불리는 주가순자산비율(PBR)이 낮은 주식들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지속적으로 늘어 희소성이 없기 때문에 성장 가능성이 큰 업종에 자금이 쏠릴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 팀장은 “유럽중앙은행이 과감하게 12월 부양책을 예고했고 호주에서도 양적완화 규모를 과감하게 늘렸으며, 영란은행은 시장 예상보다 50% 큰 규모로 양적완화를 늘렸다”며 “상반기 유동성 공급은 연준을 중심으로 진행돼 속도가 이슈였지만, 지금부터는 글로벌 중앙은행의 유동성 공급이 경쟁적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저PBR은 이제 더 이상 귀하지 않는데, 실제로 코스피200 기업 중 PBR 1배 미만인 기업은 10월 기준으로 111개 기업, 55.8%에 해당하고 이는 2007년 7월 10.6% 수준에 비해 5배나 증가한 수치”라며 “싸다는 사실 자체가 가치를 갖기 위해서는 비싼 주식은 너무 많은데 싼 주식은 별로 없을 때라는 전제가 있어야 하는데 그렇지 않은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바이든 당선 후 달러 약세가 지속되 외국인 수급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는데, 이에
삼성전자(005930)를 중심으로 대형주의 강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며 악재를 충분히 소화한
LG화학(051910)을 중심으로 성장주 강세, 친환경 정책에 대한 수혜 업종의 강세가 예상된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