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대선, 고어vs부시 사태 재연?…"증시엔 단기 노이즈일 뿐"

신한금융투자 "불확실성 지속될 수 있어도 대선은 증시에 일시변수"
  • 등록 2020-11-02 오전 8:40:14

    수정 2020-11-02 오전 8:40:14

[이데일리 이슬기 기자] 미국 대통령 선거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증권가에선 당분간 글로벌 증시의 변동성이 커질 수 있겠으나 곧 반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봤다.
최유준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2일 보고서에서 “증시는 대체로 미국 대선 당일에 가까워질수록 약세를 보이다가 대선 이후 반등하는 추이를 나타낸다”며 “대선이 증시에 일시 변수였다는 것을 고려하면 재차 추세를 회복할 수 있다고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오는 11월 3일(현지시간) 미국에선 대통령 선거가 이뤄진다. 현재 변수로 꼽히는 것은 △경합주의 바이든-트럼프 지지율 차 축소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높아진 우편투표 비중 등이다. 한때 증시 컨센서스는 민주당이 대통령과 상하원을 장악하는 ‘블루 웨이브’로 기울었지만 10월 들어 트럼프 지지율과 긍정 평가가 반등하면서 가능성은 소폭 감소했다. 최근 증시 변동성의 원인 중 하나다.

미국 대선의 결과는 여전히 예측하기 어렵다. 최 연구원은 “전체 지지율로는 바이든이 계속 앞서지만 ‘선거인단 독식’이라는 미국 선거제도를 생각하면 어느 쪽 승리도 확신할 수 없다”며 “현장 투표 참여자 중 공화당 지지자 비중이 높을 것으로 관측돼 본 투표일에는 트럼프가 승리를 선언할 가능성이 있고, 선거일 마감 이후 집계되는 우편투표를 합산해 바이든 승리로 나올 경우 혼란은 가중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참고로 미국의 경우 선거일 이후에 도착한 우편도 유효한 주가 있어 11월 셋째주까지도 불확실성이 지속될 수 있다는 게 최 연구원의 판단이다.

트럼프 불복도 변수다. 최 연구원은 “우편투표에 불편한 심기를 내비치던 트럼프가 결과에 불복할 가능성이 높다”며 “최악의 경우에는 내년 1월까지 미국 대통령이 결정되지 않을 수도 있다”고도 덧붙였다.

2000년 앨 고어-조지 부시 두 후보가 맞붙었던 때와 비슷한 양상이 벌어질 수 있다. 최 연구원은 “2000년 대선에서 고어 후보가 승복을 철회해 플로리다 주 재검표 논란이 한 달넘게 지속됐다”며 “개표 집계는 주 정부 권한인데, 2000년 사례처럼 소송에서 주 정부 결정을 존중한다면 12월 초순에 대통령이 결정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최악의 경우 대법원에서 무효를 선언한다면 대통령 선출은 하원으로 넘어가는데 1주당 1표를 행사할 수 있어 트럼프에 유리하다(공화당 26개주, 민주당 23개주)”고도 덧붙였다.

다만 여전히 대선 관련 불확실성은 단기에 그칠 것이란 판단이다. 최 연구원은 “최악의 경우를 현재 코스피 지수에 적용하면 2063포인트로 3월 저점 대비 상승분을 38.2% 되돌리는 수준”이라며 “큰 표차로 결과가 나온다면 조정 폭이 크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대선이 증시에 일시 변수였다는 것을 고려하면 재차 추세를 회복할 수 있다”며 “노이즈 기간이 길어지는 것은 불편하지만 저점 매수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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