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난사람'보다 '된사람' 만드는 교육 필요"

창조경제연구회 '세바토'서 '교육' 주제로 토론
이남식 회장 "난 사람보다 된 사람 만드는 교육 필요"
조영탁 대표 "정부 교육예산 중 평생교육에 50% 투자"
이기원 교수 "대학 간판 중요치 않은 시대 올 것"
  • 등록 2019-04-07 오후 12:49:53

    수정 2019-04-07 오후 3:02:57

왼쪽부터 조영탁 휴넷 대표, 이남식 국제미래학회 회장, 이민화 창조경제연구회 이사장, 이기원 서울대 교수, 원동연 르완다연합대 챈슬러 (사진=강경래 기자)
[이데일리 강경래 기자] “시대적 변화에 부응해 교육이 변화해야 한다.”

창조경제연구회(KCERN) 주최로 4일 서울시 도곡 카이스트에서 열린 ‘세상을 바꾸는 토론’(세바토)에서 이민화 창조경재연구회 이사장과 이남식 국제미래학회 회장(전 전주대 총장), 원동연 르완다연합대 총장(챈슬러), 이기원 서울대 교수, 조영탁 휴넷 대표 등 토론자로 참석한 이들은 이같이 입을 모았다.

‘교육’을 주제로 한 이날 토론에서는 현행 교육시스템과 정부의 교육정책에 대한 허심탄회한 이야기가 오갔다. 사회를 맡은 이민화 이사장은 “교육이 국가성장 원천이 아닌, 발목을 잡는 상황이다. 인공지능(AI)이 반복적인 일을 하는 대신, 인간은 창조와 감성, 협력하는 일을 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 교육 역시 이러한 방향으로 변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남식 회장은 “인류가 경험하지 못한 혁신적인 기술이 나온다. 때문에 현재 초등학생들이 성장하면 전체 직업 중 65%가량이 없어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이제 ‘난사람’보다 ‘된사람’을 만드는 교육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원동연 총장은 “지식교육보다 인간교육이 더 절실한 시대가 됐다. 하지만 학교는 인간을 다루기보다 여전히 대학을 잘 가기 위한 시스템에 머물러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교육시스템을 바꾸기 위해 토론자들은 우선 정부 교육정책부터 바뀌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이민화 이사장은 “최근 학교에서 유튜브를 활용을 못하도록 금지했다. 긍정적인 효과보다는 부정적인 영향 때문에 근본적인 교육이 바뀌지 않는다. 정부 정책과 학교 교육이 공급자 중심이 아닌, 수요자 중심으로 변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남식 회장은 “교육정책 리더십도 문제다. 그동안 교육부장관이 총 67명 바뀌었다. 대학총장도 통상 4년 임기로 바뀐다. 반면 미국 하버드대 총장 임기는 평균 24년이다. 연간 교육예산은 국방예산보다도 많은 70조원에 달하는데, 이를 일관성 있게 이끌어갈 리더십은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학령인구를 위한 교육뿐 아니라 평생교육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이남식 회장은 “우리나라에서도 저출산·고령화 문제가 심각하게 대두된다. 향후 생산인구가 줄면서 현재 경제 규모를 유지하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이를 위해 은퇴연령을 늦추는 작업과 함께 평생교육을 통한 인생 2·3모작을 준비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조영탁 대표는 “인생 백세시대인데 지식이 변화하는 속도는 매우 빨라졌다. 학창시절이 아닌, 평생 공부해야 하는 시대가 됐다. 이를 위해 정부 교육예산 중 평생학습에 50% 이상 투자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4차산업시대에 발맞춰 ‘에듀테크’(교육·기술 합성어)에 대한 대응도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었다. 조영탁 대표는 “현재 IT(정보기술)와 다양한 산업이 융합하고 있으며 교육 역시 IT와 결합해 에듀테크로 진화한다. 이젠 교육이 공장에서 제품을 양산하는 ‘테일러리즘’ 방식에서 벗어나, 에듀테크를 활용한 개개인 맞춤형 교육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앞으로 출신 학교가 중요하지 않은 시대가 올 것이란 전망도 있었다. 이기원 교수는 “대학이 등록금을 내는 만큼 가치가 있냐는 게 근본적인 의문이다. 교육의 본질은 개개인 천성을 끄집어내 사회에 기여하기 위함이다. 어느 학교를 졸업했느냐는 의미가 없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민화 이사장 역시 “간판이 아닌, 평판이 중요한 시대가 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이남식 회장은 미래 인재상으로 △문제의 발견 △창의적 해결 △소통 및 공감 등 3가지 역량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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