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서 ‘란런(게으른 사람)경제’ 소비 트렌드로 뜬다

음식배달·심부름 서비스 등 시장 규모 성장
2050년 1인가구 1억3000만…소비 주축될 것
  • 등록 2019-03-24 오후 1:24:12

    수정 2019-03-24 오후 1:24:12

자료=한국무역협회
[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게으른 사람을 위한 상품과 서비스가 중국 소비의 주요 트렌드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한국무역협회 상하이지부가 25일 발표한 보고서 ‘최근 중국 란런경제 발전 현황 및 시사점’에 따르면 중국 현지에서 ‘게으른 사람’을 뜻하는 ‘란런(懶人)’ 수요를 만족시키는 경제가 상품에서부터 서비스까지 폭넓게 확산하고 있다. 란런경제는 중국이 강점을 보이는 O2O(온·오프라인 연계) 서비스 분야를 중심으로 빠르게 성장하는 추세다.

실제로 중국인터넷정보센터(CNNIC)에 따르면 2018년도 상반기 중국 인터넷 결제 사용자 수는 5억6900만명으로 2017년 말 대비 7.1% 증가했으며, 인터넷결제사용률은 68.8%에서 71.0%로 늘어난 수치다.

란런 경제 현상은 대도시 젊은 직장인을 중심으로 혼자 사는 ‘나홀로족’이 주도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주로 젊은 층에 분포되어 있는 1인가구는 더 많은 지출을 해서라도 시간을 아끼고 남는 시간을 관심사에 투자하는 소비성향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2016년 기준 중국의 1인가구 수는 8300만 가구로, 2050년까지 1억3000만명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측되면서 란런 경제 역시 고속 성장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중국 최대 온라인 쇼핑몰 타오바오가 발표한 란런 소비 데이터를 보면 지난해 양말 세탁기, 창문 자동청소기, 1인용 훠궈 등 란런 상품 매출은 전년 대비 70% 증가한 160억위안(약 2조7000억원)에 달했다. 로봇청소기, 전동칫솔, 식기세척기 등 소형가전 매출은 각각 132%, 122%, 121%씩 급증했다.

란런을 대상으로 한 서비스도 인기다. 자택방문형 서비스의 온라인 매출액은 5644억위안으로 전체 로컬생활 서비스 중 36.1%를 차지했다. 자택방문형 서비스에는 음식 배달, 마트 배송, 심부름센터, 방문 서비스 등을 포함한다.

어러머ㆍ메이퇀 등 와이마이(음식배달), 다다 등 심부름, 58따오쟈의 가사·세차·아이돌보미 등의 자택방문형 서비스 업체가 속속 등장했다. 특히 지난해 상반기 중국 온라인 음식배달 서비스 시장 규모는 1250억위안을 넘어섰고 연간으로는 2430억위안에 달한 것으로 추산된다.

중국 전문가들은 란런경제가 기회와 동시에 도전이 될 것이란 분석이다. 다만 서비스 제공 과정에서 개인정보 유출, 방문 서비스의 안전성, 업무 전문성 부족 등 취약점은 우려다. 실제로 온라인 쇼핑 사용자 중 절반가량이 개인정보 유출 피해를 입었으며 한 해 개인정보 유출로 인한 경제적 손실이 915억위안에 이른다는 통계도 있다.

추이충충 베이징요디대학 인터넷관리 및 법률연구센터 주임은 “플랫폼과 업체들이 개인정보 수집에는 굉장히 적극적이면서 개인정보 보호에는 소극적”이라며 “개인정보를 암호화하지 않고 저장하는 바람에 유출 사고가 빈번하다”고 지적했다.

심준석 무역협회 상하이지부장은 “2050년에는 중국의 1인 가구가 1억3000만 가구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란런경제가 소비 패턴의 주축이 될 것”이라며 “개인정보 유출 및 방문 서비스 안정성 등에 대한 소비자 우려가 많은 만큼 이런 점을 해결한다면 우리 기업도 중국 란런경제 선점 경쟁에 나서볼 만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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