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사우디아라비아가 세계 최대 석유회사 아람코의 지분 49%를 매각하기로 했다. 이는 모하메드 빈 살만 부왕세자가 지난 4월 ‘비전2030’을 통해 발표한 ‘5% 미만’에서 거의 절반 가까운 수준으로 대폭 확대된 것이다.
블룸버그통신은 24일(현지시간) 사우디의 경제신문인 알 에크티사디아(al-Eqtisadiah)를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사우디 정부의 한 고위 관계자는 “아람코를 상장한 후 10년에 걸쳐 지분 49%를 단계적으로 매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지분 매각 결정은 살만 부왕세자가 추진하고 있는 경제 개혁의 연장선 상에서 이뤄진 것이다. 그는 올해 4월 경제 개혁안 ‘비전2030’을 발표, 아람코의 지분 5% 미만을 2018년까지 매각해 2조 달러(한화 약 2410조원)를 조달하겠다고 밝혔다.
사우디는 아람코 지분 매각을 통해 석유 가격 하락으로 부족해진 재정을 확보하고 석유 의존도를 낮추는 등 경제 구조를 다각화하겠다는 계획이다. 정부 예산의 90% 가량을 석유에 의존하고 있는 사우디는 올해 정부 수입이 5280억 리얄(약 1410억 달러·170조원)로,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12만원)를 넘었던 2013년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아람코의 지분 매각 자금은 국부펀드인 공공투자기금(PIF)에서 관리하며 지역 및 국제 프로젝트에 사용할 예정이다. 운영자금 규모는 애플, 구글의 모회사인 알파벳, 마이크로소프트 및 버크셔 해서웨이 등을 모두 사고도 남을 규모가 될 것으로 추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