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은 5년, 10년, 은퇴 후 등 장기적으로 돈이 얼마나 필요한지 치밀하게 밑그림을 그리고, 적정 수익을 기대하면서 돈을 굴렸다면 예상치 못한 리스크(위험)에도 냉정하게 대처할 수 있다고 조언한다. 결혼·출산·은퇴 등 인생 주기별로 재무 목표를 세우고 자금 성격에 따라 위험자산과 안전자산으로 나눠서 투자했다면, 갑작스런 허리케인에도 의연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미래를 대비하는 재무 설계, 과연 어떻게 하면 될까? 메트라이프생명이 지난 3월부터 서울대와 손잡고 시행 중인 '은퇴설계전문가 양성 과정' 교육 자료에서 핵심 포인트를 뽑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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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혼기: 소득 절반은 모아라
결혼 후 자녀가 생기기 이전까지의 기간이다. 요즘은 자녀 출산을 미루거나, 아예 아이를 갖지 않는 경우도 꽤 있어 신혼기에 속한 가계들이 많은 편이다. 신혼기는 소득 수준이 높지 않으면서, 과거에 모아둔 돈은 거의 다 결혼 자금으로 써버린 상태여서 경제적인 상황은 그다지 좋지 않다. 그러나 신혼기에 기반을 제대로 다져야 다음 단계로 넘어갔을 때 훨씬 수월하다. 악착같이 저축해서 자녀가 생긴 후 증가하게 될 지출에 대비하고, 재테크를 위한 종자돈을 마련해야 한다는 얘기다. 이경우 메트라이프생명 센터장은 "일찍 시작하면 나중에 더 활짝 웃을 수 있다"며 "돈을 쓰고 싶을 때가 많겠지만 소득의 50% 이상은 무조건 저축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세금우대·비과세 등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금융상품부터 활용하는 것이 방법이다. 젊을 때 가입하면 보험료가 싼 만큼 실손의료비 보장 등 실질적인 혜택이 있는 보험 가입도 필요하다.
◆자녀교육기: 자녀 교육만큼 부부 노후도 중요
연금 등 노후 상품의 기대수익률을 높이려면 적어도 10년 이상 투자를 해야 하는데, 40대가 넘으면 연금 투자에 필요한 기간을 확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노후자금 마련은 먼 미래를 바라보고 하는 투자이므로, 단기적인 변동성으로 불거진 투자 위험은 시간이 흐르면서 상쇄될 수 있다.
이경우 센터장은 "닥쳐서 벼락 준비하기가 어려운 게 바로 교육 자금"이라며 "자녀가 초·중·고등학생일 때는 큰돈이 들진 않으니 이때부터 차근차근 대학 자금을 마련해 가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자녀가 초등학생이라면 상대적으로 준비 기간이 길게 남아 있으므로, 세금 혜택이 있는 저축이나 적립식 펀드 등이 유리하다. 고등학생은 준비 기간이 짧은 만큼 적립식으로 돈을 모으기보다는 현재 갖고 있는 여유자금을 단기로 운용하는 것이 좋다.
◆자녀독립기: 부동산은 줄여라
투자 목적으로 보유하고 있는 토지·임야 등의 부동산은 매달 일정한 현금 흐름이 있는 오피스텔·상가 등 수익형 부동산으로 전환해 노후 대비용으로 활용해야 한다.
◆노년기: 안정적으로 굴려라
평균수명은 갈수록 늘어나고, 저금리 기조도 계속되고 있어 은퇴 이후라도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않으면 원하는 수준의 삶의 질을 이어가기가 쉽지 않다. 그러나 은퇴하고 나면 금융 지식에 둔감해지거나 각종 정보 획득에 있어 젊은층에 비해 뒤처질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젊은 사람들처럼 공격적인 투자에 나서는 것은 위험하다. 노년기에는 뭐니뭐니해도 원금을 지키는 것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이다.
위험 부담을 감당하기 싫다면 은행 정기예금이나 2금융권 상품으로 돈을 굴리는 게 좋다. 정기예금보다 조금 더 높은 수익을 얻고 싶다면 은행에서 파는 지수연동형 정기예금을 고려해 볼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