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부터 이어진 SY(004530)와 대한은박지(007480), SY정보통신, 대유 등의 M&A 실질 주체는 이성용씨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28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이성용씨는 지난해 중순께부터 수차례에 걸쳐 형집행정지로 나와 상장사를 연이어 인수했다가 지난달 대부분 정리했다.
지난 6월 이데일리가 이성용씨의 주식시장 M&A 개입 여부 의혹을 제기했을 때만해도 회사 관계자들은 적극적으로 부인했다. 그러나 M&A 행보를 멈춘 이후 일부 측근들이 뿔뿔히 흩어지면서 이씨의 개입을 인정했다.
이성용씨의 한 측근은 "이성용씨가 SY, 대한은박지 등 상장사 인수를 적극적으로 주도한 것은 이제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라며 "그가 지난달 형집행정지가 종료되면서 SY와 대한은박지 등 인수회사들을 대거 정리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M&A업계 관계자 뿐만아니라 익명을 요구한 이성용씨 측근들도 이를 확인했다.
이씨는 지난해 6월 심장질환을 이유로 형집행정지로 나왔다가 12월에는 연장이 거부됐었지만 올해 2월과 5월 간질과 족부 족저 근막염, 협심증 등의 진단서를 근거로 두 차례에 걸쳐 또 형집행정지로 풀려나 지난달 중순까지 서울과 분당의 모병원에 머물렀다.
그는 특히 병원에서 여러대의 휴대폰을 사용하며 M&A를 주도하는 한편 관련자들과 수많은 미팅을 벌인 것으로 전해져, 사법부의 느슨한 수감자 관리에 비난의 목소리가 일고 있다.
과거에도 그는 형집행정지 중에서 사고를 낸 이력이 있다. 98년 자신이 운영하던 회사의 은행 대출금과 공금 등 거액을 횡령한 혐의로 징역 7년을 선고받았던 그는 2000년 4월과 2002년 12월 형집행정지로 풀려나 주가를 조작한 혐의로 추가 기소돼 1심에서 징역 2년을 더 선고받았다.
문제는 그의 M&A 행보가 끝났지만 후유증은 이제부터 나타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이성용씨가 처음으로 인수한 대한은박지에서 터진 횡령·배임 사고가 그 신호탄이 아닌지 시장은 주목하고 있다. SY와 대한은박지 주가는 이성용씨의 손을 벗어난 후에도 하염없이 미끄러졌다.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 "미국에서는 주가조작 사범이 주식시장에서 영구추방 당하는데 반해 우리나라에서는 수감중에도 이런 일이 일어난다는데 경악을 금치 못한다"면서 "이로 인한 피해가 발생할 경우 사법부와 금융당국이 반드시 책임을 져야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