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교 익명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게시글이다. 코로나19로 비대면 강의가 늘어나면서 수업 녹음본을 사고파는 행태가 늘고 있다. 교수 강의를 녹음한 뒤 판매하는 것은 저작권을 침해하는 불법행위라는 지적이다. 녹음파일은 보통 복습용으로 녹음한 학생이 “팝니다.” 라는 해시태그를 걸어 기프티콘이나 돈을 송금 받고 공유되는 경우와 “삽니다.” 해시태그로 사례를 약속하고 녹음본을 구매하는 경우가 나뉜다.
수업 자료를 매매하는 행위는 코로나19 이전에도 있었다. 시험 기출문제 등을 모아놓은 소위 '족보'가 대표적이다.
심지어 학생들 커뮤니티에 족보게시판이 따로 있는 학교도 있다. 판매자들은 이전에 본인이 받았던 학점까지 공개하며 레포트, 필기본, 요약본, 기출문제 등을 판매한다.
성균관대 재학중인 김모씨(24)는 “매년 비슷한 패턴의 문제를 출제하는 교수님 수업은 5년치 족보냐, 3년치 족보냐에 따라 성적이 다르다"며 "웃돈을 주더라도 좋은 족보를 구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기프티콘이나 금전 거래 액수는 5000원부터 3만원까지 다양하다. 강의 전체가 아닌 일부의 녹음본과 기출문제라면 만원을 넘지 않지만 수년치 기출 문제와 정리본을 제공할 땐 3만원까지 가격이 오른다.
서울대에 재학중인 방모씨(25)는 “아르바이트나 개인 사정 등으로 결석했을 때 녹음본이 있으면 공부하기 수월하기 때문에 별 생각없이 녹음파일을 구매했다”라며 “이를 사고 파는 행위가 불법이라고 생각해본 학생들은 많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법은 저작재산권, 그 밖에 저작권법에 따른 재산적 권리를 복제, 공연, 공중송신, 전시, 배포, 대여, 2차적 저작물 작성의 방법으로 침해한 경우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거나 이를 병행해 처벌하도록 하고 있다.
조세희 밝은빛 법률사무소 변호사는 “금전적인 목적 없이 친구를 도와준다던가, 혼자 개인적으로 사용할 때는 용인될 수 있지만, 금액의 액수와 상관없이 금전을 목적으로 거래한다면 문제가 된다”라며 "타인의 권리를 존중해야 자기 권리도 존중받을 수 있다. 불법행위인 만큼 중단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