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0대그룹 신년사 키워드 '변화·구조' 강조.. 위기의식 반영

10대그룹 성장과 변화 우선순위.. 격변의 한해 예고
SK '패기' 현대중공업 '흑자' 한화 '1위' 눈길
  • 등록 2016-01-13 오전 8:52:29

    수정 2016-01-13 오전 8:52:29

[이데일리 이진철 기자] 국내 10대 대기업 그룹들은 올해 신년사에서 ‘성장’, ‘경쟁력’, ‘변화’, ‘구조’를 가장 많이 강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성장한계에 직면한 대기업들이 성장과 변화를 우선 순위에 두고 공격적 경영에 나섰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13일 기업경영성과 평가사이트 CEO스코어(대표 박주근)가 2012년부터 올해까지 5년간 국내 10대 그룹이 신년사를 통해 제시한 키워드의 빈도수를 조사한 결과, △성장(173) △세계(글로벌·159) △경쟁(경쟁력·153) △경영(경영환경 경영성과 경영관리·128) △고객(116) 등이 100번을 넘어 가장 중요한 5대 키워드로 꼽혔다. 이어 △시장(98) △변화(94) △위기(90) △혁신(85) △미래(82)등이 ‘톱 10’ 키워드에 올랐다.

이번 키워드 조사에서는 ‘임직원’, ‘우리’ 등 호칭 등의 단어는 제외했다. 이건희 회장이 와병 중인 삼성은 2015년과 2016년 2년 연속 신년사를 발표하지 않았고, 한화도 2013년과 2014년 김승연 회장의 부재로 신년사가 없었다.

올해 키워드는 공격적인 단어들이 많이 포함됐다. 5년간 가장 베스트셀러였던 성장(1위)과 경쟁(2위) 외에도 작년에 전혀 등장하지 않았던 ‘변화’(3위) ‘구조’(4위)가 ‘톱5’에 올랐다. ‘구조’는 사업구조·수입구조 등이 자주 언급되면서 사용이 빈번해졌고 ‘변화’와 묶여진 경우도 많아 올해가 격변의 한해가 될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경기가 비교적 양호했던 2012년과 2013년을 보낸 후 2014년 신년사에서는 성장(1위), 세계(3위), 경쟁(4위)과 함께 시장(2위), 가치(7위), 기술(9위) 등의 가치지향적 단어들이 10대 키워드에 들었으나 작년을 기점으로 모두 사라졌다.

각 그룹별로도 처한 상황에 따라 키워드가 차이를 보였다.

재계 1위인 삼성은 최근 2년 동안 신년사를 발표하지 않았으나 2012년 이후 3년간 줄곧 ‘경쟁력’을 그룹의 최우선 목표로 뒀다. 주력인 휴대폰 사업이 애플과 중국 기업들 사이에 낀 상황에서 글로벌 1위 경쟁력 확보라는 지상의 목표를 실현하려는 의지의 천명으로 해석된다. ‘경쟁’ 다음으로는 ‘세계’, ‘기술’, ‘인재’, ‘성장’ 등을 5대 키워드로 제시했다.

현대차는 올해는 물론 지난 5년간 ‘세계’를 일관되게 제1 키워드로 인용했다. 글로벌 시장에서 아직까지 폭스바겐, 도요타, GM 등을 쫓는 입장이라는 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어 ‘성장’, ‘생산’, ‘강화’, ‘경쟁’ 등이 5대 키워드에 들었다.

이와 달리 포스코(005490)현대중공업(009540)은 5년 동안 1순위에 꼽혔던 ‘세계’, ‘경쟁’ 등이 모두 사라지고 ‘구조’, ‘사업본부’ 등 구조조정과 관련된 키워드가 제시됐다. 2개 그룹 모두 고강도 구조조정과 함께 체질 개선을 위한 변화를 꾀하고 있는 점이 투영됐다.

포스코의 2~5위 키워드 역시 ‘수익’, ‘혁신’, ‘강화’, ‘효율’ 등 그룹 체질 개선과 관련이 깊었다.

10대 그룹 신년사를 통틀어 처음 등장한 현대중공업의 ‘사업본부’와 ‘흑자’ 키워드는 작년 대규모 적자를 내고 본부별 책임경영에 기반한 구조조정을 단행한 것이 배경이라는 해석을 낳고 있다.

전자부문의 위기로 근본적인 변화를 요구받고 있는 LG는 5년 동안 ‘고객’이 1위 키워드였지만 올해는 ‘사업(사업구조 사업방식 등)’이 그 자리를 대체했다. 또 새롭게 등장한 ‘변화’라는 키워드가 3위로 자리매김했다.

지난해 총수가 경영에 복귀한 SK와 한화는 ‘패기’, ‘1위‘ 등을 제시해 모두 공격적 행보를 예고했다. SK는 올해 ’패기‘(1위), ’사회‘(2위), ’투자‘(5위)를 5년 이래 처음으로 신년사에 등장시켰다. 한화는 ’세계‘와 ’경쟁‘ 외에 ‘1위’, ‘핵심(사업 역량 등)’, ‘일류’라는 단어를 새롭게 추가했다. 5년 단골이던 ‘미래’, ‘위기’, ‘변화’는 모두 사라졌다.

지난해 오너 리스크에 시달린 한진은 올해 1위 ‘고객’ 외에도 ‘행복’(2위), ‘신뢰’(4위), ‘대응’(5위) 등의 새로운 키워드를 제시해 신뢰회복과 이미지 개선을 그룹의 최우선 순위에 두고 있음을 보여줬다. 경영권 분쟁이 있었던 롯데도 ‘성장’을 우선에 두면서 ‘변화’, ‘노력’, ‘사업’, ‘경영’을 2~4위에 올려놨다.

GS는 올해 ‘미래’와 ‘성장’을 가장 많이 인용해 지난 5년 동안의 기조를 유지했고, 2~5위에는 ‘지속’, ‘수익’, ‘혁신’ 등이 지난 5년 동안 제시된 ‘경영’, ‘고객’, ‘발전’을 각각 대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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