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기성 탈모는 말 그대로 모발이 한창 성장해야 하는 시기에 탈락하는 것이다. 보통 독성이 있는 항암제 투여나 방사선 치료 중에 발생하는 경우가 많고, 특정 부위의 모발만 빠지거나, 전체적으로 모발이 빠지는 등 다양한 형태로 나타난다. 문제는 항암제처럼 독성이 강력한 약물이 아닌, 여드름 치료제나 다이어트를 위한 식욕억제제 등 일반적으로 쉽게 접할 수 있는 약물을 과도하게 복용할 때다. 이 때 역시 성장기성 탈모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이규호 모아름 모발이식센터 원장은 “약물 복용으로 인해 발생한 성장기성 탈모는 대부분 약물 복용을 중단하면 다시 정상적인 모주기를 찾게 되므로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성장기성 탈모를 방치할 경우 영구탈모로도 발전할 수 있는 만큼 각별히 주의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비타민A 유도체, 식욕억제제 등 약물 과다복용은 성장기성 탈모 유발
탈모 여부와 관계없이 누구에게나 ‘성장기(활동기), 퇴화기, 휴지기, 탈락기(자연탈모) 네 가지 단계를 거쳐 일정하게 모발이 성장하고 탈락하는 모주기가 있다. 이 중 성장기(활동기)는 모발을 만드는 모모세포가 활발하게 활동해 모발이 부쩍 자라나는 시기로 남성은 3~5년, 여성은 4~6년 정도의 성장기를 가진다. 성장기가 지나면 퇴화기와 휴지기를 거쳐 자연탈모가 진행되는데 만약 퇴화기, 휴지기를 거치지 않고 성장기에 모발이 탈락한다면 성장기성 탈모를 의심해야 한다.
다이어트에 도움을 주는 식욕억제제도 마찬가지다. 식욕억제제는 약물 자체의 성분보다 약물 복용으로 인한 식욕 억제로 무조건 음식물을 섭취하지 않다 보면 꼭 필요한 영양분까지 흡수가 되지 않아 성장기성 탈모가 나타날 수 있다. 특히 모발의 성장에 관여도가 높은 단백질 섭취가 부족하면 모발을 지탱하는 모낭에 영양 공급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모발이 점차 가늘어지고, 끊어지면서 결국 탈락한다.
◇약물 중단해도 하루 100개 이상 빠지면 영구탈모로 확대될 수 있어
또한 비타민A 유도체가 포함된 여드름 치료제나 식욕억제제 등의 약물복용으로 인한 성장기성 탈모는 약물복용을 중단하면 대부분 개선된다. 특히 약물을 복용할 때는 전문의의 처방에 따라 복용량과 복용방법들을 철저하게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비타민A 유도체의 경우 18세 이상 성인의 1일 섭취 상한치(3000㎍=10000IU)를 넘기지 말아야 하며, 20주 이상의 장기복용도 피하는 것이 좋다. 식욕억제제 역시 반드시 전문의의 처방에 따라 복용해야 하며, 무조건 굶는 다이어트 보다는 식물성 단백질, 제철과일 등 균형 잡힌 식단을 통해 다이어트를 하는 것이 좋다.
이 원장은 “모주기에 따라 휴지기에 빠지는 모발은 전체 모발의 30~40%를 넘지 않는 만큼 만약 하루 100개 이상의 모발이 지속적으로 빠진다면 탈모가 시작됐다는 신호일 수 있다”며 “특히 약물복용 중에 일시적으로 생긴 성장기성 탈모가 약물복용을 중단했음에도 불구하고 계속된다면 이는 영구탈모로도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이상 증상이 느껴진다면 반드시 탈모 전문 병원을 찾아 검사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