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연구소가 13일 발표한 ‘일본式 디플레이션 발생 가능성 점검’ 리포트에 따르면 올 2분기 현재 우리나라의 디플레이션 리스크는 1999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연구소는 1991년 이후 물가상승 요인을 총수요 요인과 비용 요인으로 분해해 본 결과 97년 외환위기 이전까지 인플레이션 압력으로 작용해 온 총수요 압력과 노동비용의 상승, 그리고 환율 상승이 외환위기 이후에 완화되면서 물가 상승률의 둔화(disinflation)가 단계적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영준 연구위원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성장률 하락, 민간신용 및 통화량 증가율의 둔화, 그리고 원화가치 상승 등으로 2분기 현재 우리나라의 디플레이션 리스크가 외환위기 직후인 1999년 1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상승했다”고 지적했다.
저성장 고착화와 인구 고령화 등으로 총수요 측면의 인플레 압력 완화가 지속되고 중국의 성장모델 변경 및 성장둔화, 미국의 출구전략 및 달러화 강세 등으로 국제 원자재 가격도 안정세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김 연구위원은 “통화 및 재정정책의 여력이 높아 정책당국이 디플레이션 압력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는 점이 일본과 다르다”고 강조했다.
그는 “총수요 압력 둔화로 인한 저물가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정책당국은 확장적 재정 및 통화정책으로 총수요 회복에 노력해야 한다”며 “저성장·저물가 기조의 고착화는 저금리 현상의 장기화를 가져와 금융기관의 영업을 압박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