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 단지인 강동구 둔촌주공 1단지 59㎡형은 추석연휴를 지나며 3000만원 값을 내린 7억원선의 급매물이 나왔다. 분당 서현동 시범단지 106㎡형 안팎 아파트도 최근 한달새 3000만~5000만원 가량 값이 떨어져 연휴 이후 6억원이하 매물이 등장했다.
강남권과 분당 지역의 아파트는 경매시장에서도 감정가의 70%선까지 가격을 낮춰서야 겨우 거래가 이뤄지는 실정이다. 전문가들은 불안심리에 따른 매수세 위축이 주택가격 하락을 더욱 부추길 것으로 보고 있다.
김선덕 건설산업전략연구소 소장은 "투자자 입장에서는 금융 시장의 변동이 어떻게 전개될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극대화된 상태이기 때문에 매수 심리는 크게 위축될 수밖에 없다"며 "불확실성이 크고 금리도 높은 상태에서 부채를 끼고 투자를 감행할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학권 세중코리아 사장도 "투자자들이 더욱 신중을 기할 수밖에 없게 돼 투자 메리트가 적은 수도권 외곽과 지방은 집값 하락 압력이 더욱 커지게 됐다"고 진단했다.
이같이 불투명한 시장환경 속에 주택 건설사들은 가을 이후 자금난이 더욱 가속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부동산 개발업체 S사 관계자는 "대부분의 주택개발사업이 금융권의 자금 조달을 통한 프로젝트파이낸싱(PF) 방식으로 이뤄지는 것을 감안하면 개발사업 추진도 난항을 겪게 될 것"이라며 "미국의 금융위기가 국내 금융권의 동반부실이나 사업 축소로 이어질 경우 건설업계가 입을 타격은 더욱 크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