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투자가 답이다)⑨성장株 `트래킹 에러를 줄여라`

`지수 상승·특정산업 성장` 확신한다면 ETF 투자 매력적
주식보다 분산투자 효과..적립식 투자땐 분산매입 효과도
펀드보다 매매 용이..수수료 부담낮고 환매수수료도 없어
  • 등록 2008-06-24 오전 10:30:00

    수정 2008-06-24 오전 10:30:00

[이데일리 피용익기자] 개인투자자 조진철씨(34)는 최근 3년간 코스닥시장에 투자했다가 1억원 가까운 돈을 날려버렸다. 그는 앞으로 10년을 내다보고 새로운 마음으로 장기투자하기로 결심했다. 그의 눈에 들어온 것은 다름아닌 상장지수펀드(ETF)였다.
 
조씨가 ETF 투자를 결심한 가장 큰 이유는 안정성이다. ETF는 지수 대비 수익률 편차가 크지 않다는 점에서 단기간 큰 손실을 경험한 그의 마음에 쏙 들었다. 더구나 장기투자를 마음먹은 그에겐 ETF의 낮은 수수료도 매력으로 다가왔다. 아울러 분산투자 효과까지. 이쯤되면 불안한 장세의 최적 투자수단이 아닌가.
 
◇트래킹에러 최소화로 안정적 수익
 
코스피지수가 2000포인트에서 1700선까지 하락한 후 다시 2000선을 회복했다면 수익률은 0%다. 그러나 이 기간 코스피지수를 추적하는 인덱스펀드에 적립식으로 투자했다면 수익률은 이보다 높게 나온다. 1700선부터 투자한 자금은 다시 2000포인트를 회복할 때까지의 상승률만큼 수익을 가져다 주기 때문이다.
 
ETF의 가장 큰 장점은 안정성이다. 지수가 장기적으로 상승한다면, 특정 산업이나 분야가 성장성이 있다면, 종목을 선별하는 노력이나 시행착오 없이 흐름에 편승할수 있다. 즉 지수를 추적하기 때문에 수익률은 지수 대비 큰 차이가 없다. 이는 지수 구성과 거의 일치하도록 바스켓을 구성해 시장지수와 차이(트래킹에러)를 최소화하기 때문에 가능하다.
 
트래킹에러(Tracking Error)는 일반적으로 일정기간 투자한 펀드의 수익률이 이에 대응하는 지수 수익률에 비해 어느 정도의 차이를 보이는가를 나타내는 지표다.
 
가령 아래 그래프에서와 같이 자동차나 조선산업(운수장비업종)이 유망하다고 치자. 투자하기로 마음 먹었다면 어떤 종목을 골라야할지가 고민거리다. 산업은 유망하다고 하더라도 개별 기업에 따라 편차가 크다. 개별기업의 리스크를 고스란히 떠안아야 한다. 그렇다고 자동차나 조선업종 주식 모든 종목을 사야할까? 
 
이처럼 트래킹에러를 최소화한 바스켓 구성은 ETF의 가장 큰 매력 가운데 하나다. 트래킹에러가 적을수록 위험을 최소화한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장기투자에도 적합하다. 
▲ 2000년 이후 업종별 상승률

 
◇수수료 낮아 장기투자에 유리

세계 3대 자산운용사인 뱅가드그룹의 창시자 존 보글은 "장기투자로 갈수록 주식형펀드는 인덱스펀드를 이기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가 이렇게 말한 이유는 간단하다. 바로 수수료다. 인덱스펀드는 주식형펀드에 비해 현저히 낮은 수수료가 부과된다는 점에서 장기적으로 더 큰 수익을 준다는 의미다.
 
장기투자를 논할 때 ETF를 빼놓을 수 없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ETF란 코스피200 등 특정 주가지수와 연동돼 수익률을 올릴 수 있도록 설계된 인덱스펀드로, 거래소에서 주식처럼 거래되는 상품이다.
 
ETF가 장기투자에 좋은 가장 큰 이유는 수수료(총보수) 부담이 적다는 데 있다. 일반 주식거래와 달리 ETF 매도시에는 증권거래세 0.3%가 부과되지 않는다. 또한 ETF의 총보수·비용비율(TER)은 일반 주식형펀드(2~3%) 에 비해 저렴한 0.3~0.5% 수준에 불과하다.

장기투자의 경우 해를 거듭할 수록 주식형펀드와 ETF의 수수료 차이는 더욱 커지게 된다. 복리의 법칙이 적용되기 때문이다. 해마다 고수익을 내는 주식형펀드를 고르면 좋지만 쉬운 일이 아니다. 펀드매니저의 70% 이상은 시장수익률을 밑도는 성적을 내놓는다는 통계가 이를 뒷받침해준다.

▲ 미국 뱅가드그룹 인덱스펀드 누적수익률


배재규 삼성투신운용 ETF운용본부장은 "액티브펀드의 경우 사고팔다를 반복하다보니 수수료가 많이 발생하지만, ETF는 총보수가 저렴하기 때문에 같은 수익률을 냈을 때 투자자에게 돌아오는 금액이 상대적으로 많다"고 설명했다.

ETF는 일반 펀드와는 달리 환매수수료가 부과되지 않고, 거래소에 상장돼 있기 때문에 장중 매매를 통해 현금화가 용이하다는 점도 매력으로 꼽힌다. 게다가 매년 2차례씩 배당도 챙길 수 있다.

윤주영 우리CS자산운용 인덱스운용팀장은 "일반 펀드에 적립식으로 투자할 경우 시장이 좋지 않을 때도 계속 안고 가거나 환매수수료를 부담해야 하지만, ETF는 일시적으로 포지션을 줄이는 식으로 소나기를 피해갈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분산투자·적립식투자에 적합

개별종목에 대한 투자위험을 감소시켜 분산투자 효과를 극대화시킬 수 있다는 점도 ETF의 장점이다. 1주만 사도 시장이나 업종을 통째로 사는 셈이어서 수익률이 안정적이다.

유가증권시장 우량주 200개로 만든 지수인 코스피200지수를 추종하는 KODEX200, KOSPI200이 대표적인 ETF다. 유가증권·코스닥시장 우량주 100개로 구성된 지수인 KRX100을 따르는 KODEX KRX100, TIGER KRX100도 있다. 시장대표지수를 추종하는 ETF는 시장 대비 실패 확률이 낮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다.

시장대표지수 ETF 뿐만 아니라 특정 업종에 투자하는 섹터 ETF도 좋은 분산투자처다. 예컨대 반도체 업종의 호황이 예상되는데 삼성전자만 매수하기 꺼려진다면 반도체 관련주로 구성된 섹터 ETF를 사면 된다.

가치주나 성장주와 같은 특정 스타일의 주식에 투자하고 싶다면 스타일 ETF를 고려해봄직 하다. 또 해외 증시의 호황이 예상된다면 해외지수 ETF를 통해 저렴한 비용으로 해외 증시에 투자하는 효과를 볼 수 있다.

윤 팀장은 "ETF는 한 종목이 아닌 지수를 추종한다는 점에서 분산투자 효과가 있다"며 "적은 돈으로 시장을 사는 셈"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매년 꾸준히 수익을 내는 펀드를 선택하기 어렵다면 ETF를 선택하는 것이 안정적인 장기투자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그렇다면 어떤 방법으로 ETF에 투자하는 것이 가장 좋을까. 전문가들은 장기적으로 매월 일정 금액을 꾸준히 투자하는 적립식을 추천했다.

배 본부장은 "ETF는 주가 싸이클을 고려할 때 최소한 3~5년은 보고 투자해야 한다"며 "투자 기간을 길게 보고 매달 일정 금액을 적립식으로 투자한다면 주식형펀드보다 높은 수익률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 팀장은 "미국의 경우 10년간 수익률을 봤을 때 주식형펀드 10개 중 9개는 ETF 수익률을 따라오지 못했다"며 "5~10년간 장기투자를 할 생각이라면 ETF가 탁월한 선택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 협찬 :
삼성증권, 우리투자증권, 대우증권, 하나대투증권, 굿모닝신한증권
현대증권, 교보증권, 한국투자증권, 대신증권, CJ투자증권, 동양종합금융증권
미래에셋증권, NH투자증권, 자산운용협회, 증권예탁결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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