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일달러 잡아라)⑤가전·車 `중동을 넘어 러시아까지`

가전, `정상권 브랜드`..프리미엄급 공략 강화
LG전자 러시아 가전공장 건설..`확실히 잡겠다`
한국산車 러시아 1, 2위 `돌풍`..중동 수출 급증
  • 등록 2005-04-25 오전 10:21:17

    수정 2005-04-25 오전 10:21:17

[edaily 김기성 양효석기자] 삼성 LG 등 가전업계와 현대차 등 자동차업계는 이미 상위권에 올라선 브랜드력을 바탕으로 오일달러 `특수` 사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공략 대상이 건설 및 중공업체들 처럼 중동 지역에 국한된 게 아니라 세계 두번째 산유국인 러시아까지 뻗어있다. 이를 위해 LG전자는 국내 최초로 러시아에 가전공장을 건설키로 했으며, 현대차는 지난해 5월 동유럽지역 본부를 폴란드에서 러시아로 옮겼다. ◇가전업계 중동 매출 급상승 `즐거운 비명` 자국민에 대한 보조금 확대와 공무원 임금 인상 등으로 중동 국가의 소비 심리가 후끈 달아오르면서 국내 가전업계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중동지역에서 삼성 LG 대우 등 국내 가전업체들은 일본 제품을 능가하는 품질 뿐 아니라 `대추야자냉장고` `자물쇠냉장고` 등으로 대변되는 아이디어 상품으로 정상권의 브랜드 이미지를 지니고 있다. 이같은 중동 지역의 소비심리 확대와 한국 가전업체들의 이미지 향상은 곧바로 판매 확대로 이어지고 있다. 실제 LG전자(066570)는 올해 중동지역 매출 목표를 넉달도 안돼 당초 계획보다 40% 이상 높였다. 중동 지역에서 에어컨, PDP TV, 냉장고 등 프리미엄 가전 제품의 판매가 급증하고 있는데다 GSM단말기도 예상보다 판매 호조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확대 추세에 있는 중산층 이상의 가정을 겨냥한 8000만원대의 초대형 71인치 PDP TV 등 `귀족 마케팅`도 적중하고 있다. 올들어 벌써 71인치 PDP TV를 200대 이상 판매하는 성과를 거뒀다. 당초 LG전자는 올해 중동·아프리카 매출 목표를 지난해 19억달러에서 30% 늘린 25억달러로 책정했었다. 지역별로 보면 이라크 지역의 성장세도 두드러지고 있다. 올 1분기 매출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00% 이상 신장했다. LG전자 이라크 지사장인 남태운 부장은 "이라크에서 LG전자의 브랜드는 모르는 사람이 없다"며 "지난해 3월 국내가전사중 최초로 지사를 세워 시장을 선점한 것이 주효했고, 최근에는 에어컨 주문이 폭주해 물량을 대기 힘들 정도"라고 말했다. LG전자는 이라크시장 선점 차원에 최근 요르단 암만에서 열린 `이라크 재건 박람회(Rebuild Iraq 2005)`에 한국관 참여업체 15개사중 가장 큰 규모로 부스를 열기도 했다. 삼성전자(005930)는 사우디아라비아를 중심으로 중동지역을 공략중이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유가 상승과 중산층 인구 확대로 호경기를 누리고 있고, 인구중 50%가 10∼20대에 집중돼 있어 향후 젊은층을 중심으로 성장성이 큰 시장으로 분석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냉장고·세탁기 시장점유율 1위, 휴대폰 2위를 달리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40인치 TFT-LCD 모니터, 63인치 PDP TV, 컬러 레이저 프린터, 인터넷 양문형 냉장고, 인테리어 분리형 에어컨, 로봇 청소기 등 총 300여 가전 품목을 적극 마케팅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삼성 브랜드 이미지 제고를 위해 `젯다 자선 마라톤`에 공식 후원업체로 참여하기도 했다. ◇LG 삼성 `러시아 확실히 잡겠다` 국내 가전업계의 공략은 중동지역과 마찬가지로 오일달러를 만끽하고 있는 러시아로 확대되고 있다. LG전자는 2010년까지 1억달러를 투자해 내년 4월 디지털가전공장을 완공할 예정. 이 공장은 우선 세탁기, 냉장고, PDP·LCD TV, 오디오 등 4개 품목에 대해 각각 연 100만대 생산능력을 갖춘 뒤 프리미엄 제품으로 생산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LG전자 관계자는 "러시아는 오일달러 유입, 제조업 설비투자 증가로 지난해 7.1%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하는 등 대표적인 거대 신흥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다"며 "이번 러시아 공장 설립으로 시장 선점은 물론 환율 변동 및 물류비 절감 등 수익구조 안정화의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LG전자는 지난 90년 러시아에 진출한 이래 모스크바, 상트페테르부르크, 블라디보스톡 등 3곳의 지사와 모스크바 서비스법인 1개를 두고 있다. 또 2002년 청소기, 2003년 전자레인지에 이어 2004년 오디오·에어컨·청소기, 2005년 모니터와 전자레인지 등 현재 5개 제품이 러시아 최고 권위의 브랜드 인증인 `국민브랜드`로 선정되며 가전시장 점유율 30%를 기록하고 있다. 앞으로는 GSM휴대폰, PDP· LCD TV 등 프리미엄 제품의 매출을 확대하기 위한 마케팅에 총력을 기울이는 한편 대형 유통시장 경쟁력을 강화해 나갈 방침이다. 삼성전자도 러시아에서 높은 브랜드력을 바탕으로 지난해 휴대폰, 레이저프린터에서 1위를 차지했다. 올해에는 디지털TV, 홈시어터 등 고급 프리미엄 가전시장을 적극 공략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러시아 전역의 4만6000여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통해 선정한 러시아 `국민브랜드(Narodnaya Marka)`에서 휴대폰 , 노트북PC 2개 부문에서 수상하기도 했다. 특히 러시아 최고의 비즈니스전문지 `꼼빠니아`가 러시아에서 활동하는 6만1000여개의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서도 코카콜라 다음으로 브랜드 인지도 2위를 차지했다. 삼성전자 CIS총괄 백봉주 전무는 "이번 인지도 조사 결과는 삼성전자의 브랜드가 러시아 정상권에 도달했음을 보여주고 있다"며 "앞으로도 러시아에서 다양한 문화·예술·스포츠 마케팅을 통해 국민브랜드로써의 삼성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국산 자동차 러시아 1, 2위 `돌풍`..중동 판매 급신장 현대차(005380)가 지난해 러시아 승용차시장에서 5만686대(점유율 14.3%)를 팔아 도요타(4만7426대, 점유율 13.4%)를 제치고 1위에 올라선 이후 한국산 자동차의 돌풍이 이어지고 있다. 올 1분기에는 GM대우가 1만5199대(14.9%)로 1위, 현대차가 1만4560대(14.3%)로 2위를 기록했다. 도요타는 1만1983대(11.7%)로 3위로 밀렸다. 이같은 결과는 오일달러와 정치적 안정 덕택에 거대 신흥시장으로 급부상중인 러시아지역에 대한 국내 자동차업계의 공략에 청신호가 켜졌음을 의미한다. 현대차는 지난해 5월 동유럽 19개국을 관장하는 동구지역본부를 폴란드에서 러시아로 이전했다. 이는 폴란드가 유럽연합(EU)에 가입해 서유럽지역본부로 편입된 게 직접적인 원인이지만 러시아시장의 잠재력이 그만큼 크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러시아시장 공략을 더욱 강화하기 위해 반제품 현지 조립생산(CKD) 차량을 소형트럭까지 확대한다. 현대차는 그동안 러시아 타가즈사에서 베르나(현지명 엑센트)와 쏘나타를 조립 생산해 왔으며, 5월부터는 아브토토르사에서 1톤 소형트럭을 조립 생산해 판매할 예정이다. 쌍용차(003620)도 올해부터 오는 2010년까지 러시아 세버스탈오토(SSA)사에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뉴렉스턴을 연간 7000대 총 2만6000대 이상 현지 조립 생산한다. 이를 통해 러시아시장은 물론 동구 CIS지역 공략을 확대할 방침이다. 중동지역 자동차 수출도 오일달러에 힘입어 대폭 신장하고 있다. 현대 기아 GM대우 쌍용 르노삼성 등 국내 완성차 5개사는 지난 1분기동안 중동지역에 총 7만888대(KD포함)를 팔아 전년동기대비 67%나 급증한 판매 실적을 거뒀다. 특히 터키 현지 공장을 갖고 있는 현대차의 판매증가율은 90%에 달하며 급신장했다. 현대차가 최근 터키 공장의 생산능력을 연산 6만대에서 12만대로 늘리기로 결정한데는 이같은 중동지역 판매 급증이 주요 요인으로 작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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