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aily 강종구기자] 월가 증권사들이 지난해 이해상충문제로 지불한 14억달러의 합의금에 대해 세제혜택이나 보험금을 받지 못할 가능성이 커졌다.
윌리엄 도날드슨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장은 상원 의원들에게 이같은 입장을 밝힌 서한을 최근 전달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13일(현지시간) 전했다.
통신에 따르면 도날드슨 위원장은 지난 10일 상원의원인 찰스 그래슬리, 맥스 보커스, 존 맥케인 등 세 명의 상원의원에게 보낸 서한에서 "증권사들의 잘못으로 인한 합의금에 세금공제나 보험금과 같은 혜택이 주어져서는 안된다는 견해에 동의한다"고 말했다.
찰스 그래슬리는 공화당 소속의 상원 재무위원장이며 맥스 보커스는 민주당 소속으로 재무위원장을 지냈다. 존 맥케인은 지난 대선때 공화당 경선후보로 나설 정도로 모두 상원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인물들이다.
이들은 월가 증권사들이 세제 혜택을 받아 합의금의 일부를 줄일 수 있도록 허용해서는 강경론을 펼치며 도날드스 위원장을 압박해 왔다. 그래슬리 위원장 등 3명은 지난달 28일 도날드슨에게 서한을 통해 "증권사들이 어떤 벌금도 줄일 수 있도록 하는 것은 용납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월가 증권사들은 그동안 합의금은 벌금의 성격이 아니기 때문에 세법상 비용으로 처리돼 세제혜택을 받을 수 있다고 주장해 왔다. 회계업계에서도 같은 판단을 내리고 있으며 이로 인해 증권사들의 부담은 거의 절반 가까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었다.
또한 증권사들과 보험사들은 14억달러가 "합의금이냐 벌금이냐"를 놓고 치열한 논쟁을 벌여 왔다. 벌금으로 볼 경우 보험금을 탈 수 없게 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증권사들은 SEC와 뉴욕검찰에 최종 합의문에 14억달러가 벌금이 아니라는 문구를 넣어 달라고 요구해 왔다.
도날드슨은 서한에서 "최종 합의문에 증권사들에게 혜택을 주기 위한 어떤 노력도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사실상 14억달러가 벌금이라는 해석을 내린 것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