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가 북한 탄도미사일 작전기지로 알려진 갈골 미사일 기지를 분석한 보고서를 내놨다. 북한이 황해북도 곡산군의 갈골 기지에 중·단거리 탄도미사일과 이동식 발사대를 다수 배치했다는 분석이다.
미국의 북한 전문 사이트 ‘분단을 넘어’(BEYOND PARALLEL)는 24일(현지시간) 빅터 차 CSIS 한국석조와 조지프 버뮤데즈 CSIS 연구원이 작성한 보고서를 공개하고 “갈골 기지는 북한의 미신고 탄도미사일 시설 약 15~20개 중에서 가장 고도화된 곳 중 하나”라는 분석 내용을 소개했다.
|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가 24일(현지시간) 북한 전문 사이트 ‘분단을 넘어’(Beyond Parallel)에 ‘갈골 미사일 기지’에 대한 분석 보고서를 공개했다(사진=분단을 넘어 사이트 캡처/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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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서에 따르면 갈골 기지는 사거리 300㎞의 화성-5(스커드 B), 사거리 500㎞의 화성-6(스커드 C) 단거리 탄도미사일, 또는 사거리 1000㎞의 화성-9(스커드 ER) 중거리 탄도미사일로 무장한 여단급 부대라는 평가다. 화성-6은 전시에 대남 타격용으로, 화성-9는 주일 미군기지 등 일본을 타격하는 용도로 활용되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또한 갈골 기지에는 미사일과 다양한 크기의 이동식 발사대(TEL 또는 MEL) 9~12개를 보관할 수 있는 지하시설 10곳을 갖추고 있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위성사진 분석 결과, 차량이동형 특수 건물은 이동식 발사대 위에서 화성-5나 화성 -6을 세울 수 있을 정도로 층고가 13~15m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갈골 기지가 종종 지하 미사일 저장시설이나 지하 발사대를 갖춘 시설로 부정확하게 언급됐다”고 지적하면서 “이 기지는 1980년대 중반 건설되기 시작했지만 실제로 언제부터 가동됐는지는 분명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또 “지난 11일 촬영된 위성사진은 갈골 기지가 활성화되고 잘 관리되고 있을 뿐 아니라, 지난 2년간 계속 개발되어 왔음을 보여준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갈골 기지가 삭간몰, 금천리 기지 등과 함께 북한의 전방 또는 전술적 탄도미사일 벨트에 속하고, 신오리, 상남리, 유상리 등 전국에 광범위하게 퍼진 탄도미사일 네트워크의 일부라고 평가했다.
보고서는 “북한의 미사일 기지는 미국, 동맹국인 한국과 일본의 미군기지에 주는 명백한 위협에도 불구하고 과거 비핵화 관련 합의에서 신고, 검증, 폐기 대상이 된 적이 없다”고도 밝혔다.
CSIS는 2018년 11월 북한 당국에 의해 공식적으로 확인되지 않은 약 20곳의 미사일 기지 중 13곳을 확인했다고 밝힌 이래 해당 미사일 기지들에 대한 보고서를 꾸준히 공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