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닥론·ETF 기대`로 오르는 암호화폐…리플 40%대 폭등

[이정훈의 암호화폐 투데이]비트코인 1% 올라 730만원대
이더리움도 25만원 탈환 눈앞…리플은 다시 500원 넘어
美SEC, 밴엑·솔리드X 비트코인 ETF 승인여부 심사 착수
노보그라츠 "암호화폐 바닥 찍고 본격 반등 나선다" 전망
  • 등록 2018-09-21 오전 8:19:32

    수정 2018-09-21 오전 8:19:32

최근 나흘간 리플 시세 추이 (그래픽=빗썸)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암호화폐시장이 다시 힘을 내고 있다. 시장이 바닥을 찍었다는 낙관적인 전망에다 미국에서의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ETF) 승인 기대가 더해진 덕이다. 특히 한동안 고전하던 리플코인(XRP)은 내달 새로운 어플리케이션 출시로 실물경제 활용이 높아질 것이라는 기대도 급등 중이다.

21일 국내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인 빗썸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14분 현재 비트코인 가격은 24시간 전에 비해 1% 이상 올라 730만원대를 회복했다. 달러로 거래되는 4대 거래소 시세를 평균한 코인마켓캡에서도 비트코인은 1.6% 이상 올라 6500달러를 넘어섰다. 비트코인은 장중 한때 6100달러까지 하락하며 지난달 14일 이후 근 5주일만에 최저 수준까지 떨어졌다. 이후 저가 매수 덕에 반등하며 다시 6550달러대로 올라섰다. 일단 지난주 고점이던 6600달러가 1차 저항선이 될 전망이다. 알트코인은 더 강한 모습이다. 시가총액 2위인 이더리움은 4% 넘게 올라 25만원대 회복을 노리고 있다. 3위 코인인 리플은 무려 40% 이상 폭등해 500원대를 오랜만에 회복했다. 다음달 새로운 어플이 출시되면서 국경간 송금에서 리플 활용이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 덕이다.

투자심리를 살려주는 호재는 더 나오고 있다. 이날 미국 감독당국인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자산운용사인 밴엑어소시에이츠와 크립토 스타트업인 솔리드X파트너스가 공동으로 신청한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ETF) 승인 여부를 결정하는 내부 절차에 돌입했다. SEC는 “비트코인 현물을 기초로 한 ETF 상품인 ‘밴엑벡터스-솔리드X 비트코인 트러스트’와 관련해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BZX거래소가 제출한 규정 변경건을 승인할지 여부를 최종 결정하는 절차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다만 구체적인 시한은 못박지 않았다.

밴엑과 솔리드X는 당초 올 6월 처음으로 ETF 출시를 위한 승인 신청을 냈지만 SEC는 지금까지 승인을 거부하거나 결정을 미뤄왔다. 이 때문에 두 회사는 SEC가 우려하는 점을 감안해 당초 비트코인 선물을 기초자산으로 했던 상품 설계를 비트코인 현물로 바꾸고, ETF 운용사가 비트코인을 실제로 보유하도록 하고 암호화폐 분실이나 도난시에도 이를 보장해주는 방식으로 상품을 설계한 뒤 이를 다시 신청했다. 당시 대니얼 H. 갤런시 솔리드X 최고경영자(CEO)는 “그동안 SEC는 비트코인 ETF가 운용사들과는 별개로 운용되면서 비트코인 가격을 인위적으로 끌어 올리는 역할을 하지 않을까 하는 점을 우려했던 것 같고 우리는 이를 반영해 상품을 수정했다”고 설명했다.

SEC는 이번 만큼은 보다 신중한 결정을 내리겠다는 입장이다. 이미 제출된 1400여건의 비트코인 ETF에 대한 외부 의견 외에 추가로 여러 기관들로부터 의견을 구하겠다는 입장이라고 브렌트 필즈 SEC 사무국장이 밝혔다. 만약 이번에 SEC가 이를 승인할 경우 CBOE는 곧바로 비트코인 ETF를 상장시킬 것으로 기대된다. 밴엑 어소시에이츠는 450억달러에 이르는 자금을 운용하고 있고 현재 70종류 이상의 ETF 관련 상품을 관리하고 있다. 솔리드X는 뉴욕에 본사를 둔 금융IT업체로, 암호화 소프트웨어와 자본시장 상품을 개발하고 있다.

이와 함께 암호화폐가 바닥을 찍고 다시 본격적인 반등에 나설 것이라고 매크로 헤지펀드 매니저 출신으로 암호화폐 전문 자산운용사인 갤럭시디지털 캐피털매니지먼트를 이끌고 있는 마이클 노보그라츠 창업주 겸 최고경영자(CEO)가 전망했다. 노보그라츠 CEO는 이날 야후 파이낸스가 주최한 연례 컨퍼런스인 ‘올 마켓 서밋’에 참석, “지난 2016년과 2017년 비트코인이 전세계 매니아들의 투기적인 매수세 덕에 강세를 보인 뒤 조정양상을 보여왔다”면서도 “최근 들어 매도세력들이 피로감을 느끼는 국면까지 왔고 이제 바닥을 찍고 반등을 시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월가 헤지펀드인 포트리스인베스트먼트그룹에서 매니저로 활동하고 골드만삭스 파트너로도 일했던 그는 현재 월가에서 손꼽히는 암호화폐 옹호론자 중 한 명이다. 그는 “현재 비트코인이 6000달러 근처에서 지지력을 보이고 있다”며 “고점대비 해선 많이 하락해 있지만 이 정도 가격선에서는 가치저장 기능이 더 확고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또 많은 기관투자가들의 자금도 이 시장에 들어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노보그라츠 CEO는 “특히 벤처펀드를 중심으로 기관 자금이 암호화폐 투자를 준비하고 있다”며 “이 시류에 뒤쳐진 은행들도 투자를 고려하고 있는 만큼 앞으로 놀라운 일들이 벌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울러 일부 미국 국회의원들이 미국 국세청(IRS)이 세수 집행에만 치중해 암호화폐 업계나 투자자들에게 구체적이고 분명한 과세 가이드라인을 제공하지 않고 있다며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나섰다. 이날 대린 라후드, 브래드 웬스트럽, 케빈 브레이디 등 하원 세입세출위원회 소속 의원들은 데이빗 카우터 IRS 청장 직무대행에게 보낸 공개 서한에서 이같이 주장하며 “보다 포괄적으로 암호화폐 소득에 따른 과세 방침과 기준을 마련하라”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암호화폐 옹호단체인 코인센터는 환영의 뜻을 표했다. 니라즈 아그라와이 코인센터 이사는 “암호화폐 투자자들이 이로부터 얻는 자본소득이 얼마이고 그에 따른 세금이 얼마인지 제대로 파악할 수 있어야 한다”며 “지금이라도 의회가 나서서 암호화폐라는 새로운 기술 환경에 우호적인 입장을 보이는 것은 환영할 만한 일”이라고 말했다.

반면 호주 금융당국인 호주증권투자위원회(ASIC)는 이날 개인투자자들을 상대로 암호화폐공개(ICO)과 암호화자산 펀드에 대한 투자주의보를 발령했다. ASIC는 이날 올 4월부터 자금 조달을 시작해온 5건의 ICO에 대해 중단 명령을 내리면서 “투자자 보호 장치를 제대로 갖추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기존 법령에서의 기준을 충족시키는 방식으로 ICO 방식을 변경해야만 자금 조달을 재개할 수 있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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