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두번째 발병해도 희망 잃지 말고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암 생존자가 다른 암에 걸리는 ‘2차 암’, 암 비경험자보다 발병 확률 14% 정도 높아
분당서울대병원에서 약 10년 동안 전립선암 근치적 절제술을 받은 환자 1,915명 중 8.3%에서 2차 암 존재
  • 등록 2017-02-20 오전 8:07:30

    수정 2017-02-20 오전 8:07:30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2년전 전립선암 수술을 받고 문제가 없어 안심하던 60대 남성 김모씨는 얼마전 검진을 받고 위에서도 암이 발견됐다는 청천벽력같은 소리를 들었다. 암이 하나도 모자라 두 개라니, 암담한 마음과 함께 불현 듯 수술 후 마음을 놓았던 전립선암도 재발하는 것이 아닌지 불안함이 커지기 시작했다.

암 생존자의 신체에서 기존에 암이 발생했던 곳이 아닌 다른 장기에 암이 발생하는 것을 ‘2차 암’이라고 부르는데, 이는 같은 위치에 암이 다시 자라나는 ‘재발 암’이나 같은 암 세포가 혈관이나 림프 등을 타고 다른 장기로 옮겨가 발생하는 ‘전이 암’과는 성격이 다를 뿐만 아니라 치료 방법도 달라질 수 있다.

미국의 ‘SEER(Surveillance, Epidemiology and End Results)’ 데이터베이스에 의하면, 암 생존자는 다른 암에 걸릴 확률이 암 비경험자에 비해 약 14% 증가하며, 특히 17세 미만의 소아청소년 환자인 경우 2차 암 발생 확률이 6.1배나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의학의 발달로 암 환자의 생존 기간이 증가하는 만큼 2차 암이 발생할 가능성도 높아진 것인데, 다발성 암이 발생한 환자들에게 존재할 수 있는 유전적 취약성이나 특징이나 원발암(처음 생긴 암)의 치료방법 등에 대한 연구가 확대되어야 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분당서울대병원 비뇨기과 변석수 교수팀이 2003년 5월부터 2013년 3월까지 약 10년간 전립선암으로 진단받은 환자 3,866명을 조사한 결과, 약 9.3%에 해당하는 361명의 환자가 전립선암 진단을 받기 전이나 후에 다른 암으로 치료를 받은 병력이 있었다. 암 제거를 위해 근치적 전립선 절제술을 받은 환자 1,915명을 추가로 조사한 결과에서도 2차 암이 발생하거나 이전에 있었던 환자는 159명(8.3%)에 달했다.

또한 환자의 전립선특이항원검사 수치(PSA)나 주변조직 침윤(EPE), 정낭 침윤(SVI), 절제면 양성(Positive Surgical Margin) 등의 검사 결과는 전립선암의 생화학적 재발(BCR)에 연관이 있으나, 2차 암의 발생은 전립선암의 재발과는 관계가 없는 것으로 나타나 원발암과 2차 암의 관계와 치료법 연구에 있어 새로운 기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

변석수 교수는 “2차 암의 존재 여부가 적어도 전립선암 환자에 있어서는 더 나쁜 예후를 보인다는 증거를 찾을 수 없었다”며, “다발성 암의 발생이 증가하고 있고 환자에게 큰 절망감을 줄 수 있지만, 주치의사와 함께 치료에 충실히 임하면 여전히 이전과 같은 완치의 희망을 이어가실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비뇨기암 연구 관련 저명한 학술지인 ‘Clinical Genitourinary Cancer’ 최근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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