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절에서 수행하는 처사·보살, 근로자로 보기 어려워”

“업무내용·시간 등 근로조건 협의 없어…주지스님도 업무지휘 안해”
  • 등록 2015-11-09 오전 9:27:58

    수정 2015-11-09 오전 9:27:58

[이데일리 조용석 기자] 사찰에서 생활하며 청소 등 유지업무를 하는 ‘처사’와 ‘보살’ 등은 근로자로 보기 어렵다는 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근로계약서가 없고 특별한 업무지휘와 감독도 받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2부(재판장 이승한)은 한 사찰 주지스님이 중앙노동위원회를 상대로 “A씨를 부당해고했다는 판정을 취소해달라”며 낸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고 9일 밝혔다.

승려였던 A씨는 환속했다가 지난해 8월부터 이 사찰에서 처사로 일했다. 하지만 3개월 뒤 사찰 주지스님이 자신을 부당하게 해고했다며 중노위에 구제신청을 냈다.

중노위는 올해 5월 “A씨는 근로자가 맞고 해고 당시 서면통지가 없어 부당해고를 당한 점이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이에 주지스님은 “이 사찰은 근로기준법 적용대상인 상시 5인 이상 근로자 사업장이 아니다”며 중노위 판정에 불복해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주지스님의 손을 들어줬다. 사찰에 A씨와 같은 처사·보살이 약 10명 있지만 주지스님과 근로계약서를 쓰거나 업무내용·시간 등을 근로조건을 협의하지 않았던 점, 주지스님이 이들에게 특별한 업무지휘·감독을 하지 않은 점 등을 들어 근로자로 보기 어렵다고 봤다.

재판부는 “처사·보살들에게 지급된 월 50만∼150만원의 보시금에서 근로소득세를 떼지 않았고 사찰이 4대 보험신고를 한 적도 없다”며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 관계에서 근로를 제공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韓 경사났다…시민들 환호
  • 사랑스러운 '정년이'
  • “힘들었습니다”
  • 홀인원~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I 청소년보호책임자 고규대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