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에서 "똑바로 앉으라"…윤석열·박범계, 어색한 재회

제주 4·3 희생자 추념식서 조우…간단한 악수만
  • 등록 2022-04-04 오전 9:23:01

    수정 2022-04-04 오전 9:23:01

[이데일리 권혜미 기자]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과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제주 4·3 희생자 추념식에서 다소 껄끄러운 관계로 재회했다.

두 사람은 사법연수원 동기이지만,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의혹 수사를 기점으로 관계가 틀어진 바 있다.

지난 3일 오전 10시 제주도 제주 4·3평화공원에서 열린 ‘제주 4·3 희생자 추념식’에 윤 당선인과 박 장관이 참석하면서 1년여 만에 두 사람의 만남이 이뤄졌다.

지난해 초 검찰 고위 간부 인사 단행을 논의한 것이 그들의 마지막 회동이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3일 제주 4·3평화공원에서 열린 제74주년 4·3희생자 추념식에 참석한 가운데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행사장에 입장하고 있다.(사진=인수위사진기자단)
이날 윤 당선인과 박 장관은 악수를 하고 간단한 인사만 나눈 뒤 각자의 자리로 돌아갔다고 전해졌다.

이와 관련해 윤 당선인 측 관계자는 기자들에게 “특별히 대화를 나눌만한 상황이 아니었다”며 “행사가 바로 시작됐고 유족 대표분이 편지를 전달해주셨다”고 전했다.

두 사람은 1992년 사법연수원 23기 동기로 만나게 됐다. 박 장관은 2013년 11월 당시 ‘국정원 댓글’ 사건의 수사팀장이었던 윤 당선인이 수사 외압을 폭로하고 정직 3개월의 중징계를 받자 페이스북에 “윤석열 형! 형을 의로운 검사로 칭할 수밖에 없는 대한민국과 검찰의 현실이 슬프다”며 그를 옹호한 바 있다.

(사진=박범계 법무부 장관 페이스북)
하지만 이후 2019년 조 전 장관의 검찰 수사가 이어졌을 당시, 윤 당선인과 박 장관은 검찰총장과 여당 법사위원으로 대검찰청 국정감사에서 만나게 됐다.

그때 박 장관은 윤 당선인에게 “윤석열의 정의는 선택적 정의”라며 “똑바로 앉으라”라고 큰 소리를 냈고, 윤 당선인은 “과거에는 저에게 안 그러셨지 않느냐”며 대립한 바 있다.

뿐만 아니라 최근 박 장관은 윤 당선인의 공약인 법무부 장관 수사지휘권 폐지, 검찰 독립예산 편성 등에 반대하는 입장을 밝혔고, 이에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법무부 업무보고를 당일 취소하고 일정을 유예하며 날을 세웠다.

지난달 31일엔 박 장관이 채널A 사건 등 5개 사건에 대한 검찰총장 지휘권 복원을 시도했다는 사실이 알려져 갈등이 더욱 심화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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