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우튀김 1개 환불해줘" 결국 숨진 업주...쿠팡이츠 대응 도마 위

  • 등록 2021-06-22 오전 8:52:09

    수정 2021-06-22 오전 8:52:09

[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최근 새우튀김 1개를 놓고 벌어진 한 분식집 주인의 안타까운 사망 소식이 알려지자 누리꾼들은 진상 고객뿐만 아니라 배달앱 ‘쿠팡이츠’의 대응을 문제 삼고 있다.

지난 21일 MBC는 서울 동작구의 한 김밥가게 CCTV 영상을 공개했다.

해당 영상에 따르면 주인 A씨는 계산대 앞에서 누군가로부터 걸려온 전화를 받은 뒤 갑자기 머리를 잡고 쓰러진다. 함께 있던 남편과 손님까지 나서 응급처치에 나섰지만 A씨는 3주 뒤 끝내 세상을 떠난 것으로 전해졌다. 급작스런 뇌출혈 때문이었다고.

사진=MBC ‘뉴스데스크’
A씨는 쓰러지기 1시간 30분 전, 전날 음식을 배달시킨 고객으로부터 항의 전화를 받은 뒤 가게 화장실에서 울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고객은 주문 다음날 받은 새우튀김 3개 중 1개가 ‘색깔이 이상하다’며 환불을 요구했고 그 과정에서 말다툼이 벌어진 것이다.

50대인 A씨는 고객이 이용한 배달앱 쿠팡이츠 측에 “‘세상 그따위로 살지 마, 부모가 그렇게 가르쳤어?’ 계속 말하는 거에요. 부모까지 거기서 나오냐고… 내가 나이가 몇인데 아무리 장사를 하고 있어도 그건 아니잖아요”라고 하소연하기도 했다.

해당 고객은 A씨가 먼저 반말을 했다며 항의했고, 결국 A씨는 사과와 함께 새우튀김 값을 환불해준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이 고객은 다시 쿠팡이츠를 통해 음식값 전부를 환불해달라고 요구했고, ‘개념 없는 사장’이라는 댓글과 함께 별점 1점을 남겼다고.

보도에 따르면 이때부터 쿠팡이츠는 A씨에게 전화를 거듭해 고객과 통화 및 환불을 요구했고, A씨가 쓰러진 순간에도 통화한 상대는 쿠팡이츠 측이었다.

A씨가 쓰러졌다는 분식집 직원의 말에도 쿠팡이츠 측은 “동일한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사장님께 전달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직원이 재차 “(A씨가) 전화를 못 받는다”고 말하자 “전달 부탁드린다”, “알겠다. 추후에 조금 조심해달라”고만 했다.

이에 대해 누리꾼들은 진상 고객과 함께 쿠팡이츠 측의 대응을 비난했다.

“새우튀김 한 개로 갑질한 손님도 문제지만 쿠팡이츠 쪽 대응은 왜 그랬나요? 손님 측 입장만 생각하고 닥달하네요. 손님도 손님이지만 쿠팡 측 대응도 공론화시켜야 한다”, “아니 쿠팡이츠 상담원은 사람이 쓰러졌다는데 어떻게 계속 같은 말만 반복할 수 있냐”, “저런 식으로 일 처리 할거면 쿠팡이츠는 왜 존재하는 거죠? 중간에고 고객 불만도 잘 처리해주고 사용자로부터 하여금 편리를 위해 수수료도 받는 거 아닙니까?”라는 등의 댓글이 쏟아지고 있다.

이 가운데 “또 쿠팡이냐?”는 댓글도 적잖이 보였다. 최근 경기도 이천 덕평물류센터에서 발생한 화재 사고를 계기로 안이한 사고 대처와 함께 배송 기사나 물류센터 근무 노동자 과로사 문제까지 떠오르며 ‘쿠팡 탈퇴’ 움직임이 번지고 있기 때문이다.

사진=MBC 유튜브 채널 영상 댓글 캡처
한편, MBC 보도가 담긴 유튜브 영상에 A씨 가족을 사칭하는 댓글이 올라와 누리꾼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그러자 자신을 “가게 주인 딸”이라고 밝힌 한 누리꾼은 “이상한 허위사실 유포로 고인의 명예훼손 당하는 것을 원치 않는다. 법적 대응하겠다”고 댓글을 남기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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