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차도 없고 부양책도 없고… 車업계 보릿고개 탈피 '고심'

정부 노후차 폐차 지원책 연기에 '당혹'… 할인 출혈경쟁
  • 등록 2016-08-10 오전 8:41:45

    수정 2016-08-10 오후 7:12:56

[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자동차 회사들이 지난달부터 시작된 내수 판매절벽에 비상이 걸렸다.

정부가 지난해 9월부터 올 6월까지 시행한 개별소비세 한시 인하(5→3.5%) 정책이 끝난 데다 이를 완화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노후 경유차 폐차 지원 정책이 입법 지연으로 빨라야 10월 이후에나 시행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자동차 업계는 판매를 끌어올릴 주력 신차도 별달리 없어 3분기 내내 ‘보릿고개’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대책 마련에 나섰다.

현대·기아차는 차종에 따라 최장 60개월의 무이자 할부나 5~7%의 현금 할인을 내걸었다. 특히 신모델 출시를 앞둔 준대형 세단 그랜저와 G80 출시로 구형이 된 DH제네시스는 각각 100만원, 200만원을 현금 할인한다.

한국GM·르노삼성·쌍용차 역시 모델에 따라 100만원 전후의 할인 혜택을 내걸었다. 내년 신모델 출시가 예정된 쉐보레 크루즈는 100만~180만원, 내달 QM6 출시로 구형이 되는 QM5는 200만원 할인한다. 수입차 역시 모델에 따라 600만~700만원에 달하는 추가 할인 혜택을 내걸고 있다. 유럽산은 하반기부터 한-EU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라 1.3%의 관세가 폐지됐다.

그러나 상황은 녹록지 않다. 개소세 인하를 위한 국회 조세특례제한법(조특법) 개정안이 사실상 9월 정기국회 이후로 미뤄지며 폐차 지원제 시행도 10월 이후로 미뤄지게 됐다.

정부는 앞선 6월 말 2006년 이전에 등록된 총중량(공차 중량+탑승인원*65) 기준 2.5t 이상 노후 경유차를 폐차하고 새 차를 살 때 개별소비세를 5%에서 1.5%로 낮춰주는 내용의 지원 방안을 발표했다. 개소세 인하에 따른 내수 절벽을 완화하고 노후 경유차에서 나오는 미세먼지도 줄이겠다는 취지다.

노후 경유차 교체 ‘특수’를 기대한 자동차업계는 난감한 표정이다. 현대차, 기아차(000270), 쌍용차(003620) 등은 앞선 지난달 정부의 노후 경유차 개소세 인하에 호응하는 할인 혜택을 내걸려 했으나 20만~30만원의 자체 프로모션으로만 운영하고 있다.

오히려 차를 교체하려던 사람조차 폐차 지원제 시행 이후로 구매 시기를 미루면서 판매절벽은 더 가파르게 됐다. 실제 올 7월 국내 완성차 5개사의 완성차 판매는 12만1144대로 전년보다 10.6% 줄었다. 전달(6월)과 비교하면 24.8% 줄어든 수치다. 수입차 판매 역시 2만707대로 전년보다 24.0%, 전월보다 32.9% 줄었다.

당장 판매를 이끌만한 주력 신차도 없다. 르노삼성이 9월 QM6를 내놓을 뿐 기아차 모닝, 현대차 그랜저 후속 모델 등 주력 모델은 10월 이후에나 나올 예정이다.

수입차 역시 지난해부터 1년 남짓 이어져 온 폭스바겐 조작 사태가 디젤차 전반으로 확산되며 울상짓고 있다. 디젤차에 대한 부정적 인식 탓에 출시 계획 자체가 보류되거나 추진하더라도 강화된 정부 인증 탓에 출시 시기가 늦춰지고 있기 때문이다.

자동차업계 한 관계자는 “재작년부터 한국차의 주요 수출지역인 신흥국 경기침체가 나아질 기미가 없는 가운데 내수 판매절벽까지 이어지고 있어 하반기엔 업계 전반에 어려움이 예상된다”며 “해외 판매망 확대와 국내 상품성개선 모델 출시로 실적 감소를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쌍용자동차 평택공장 티볼리 에어 조립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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