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데일리 양승준 기자] 사내는 시립관현악단 단원이었는데 추문 탓에 쫓겨났다. 백수가 된 그에게 천존고 박물관에서 피리를 불어달라는 제의가 들어온다. 신라 시대의 전설로 전해오는 만파식적을 연주해 달라는 거다. 피리를 불자 세상이 바뀐다. 박물관은 무너져 내리고 시간은 거꾸로 흘러 신라 시대가 됐다.
연극 ‘만파식적 도난 사건의 전말’은 만파식적 설화를 토대로 판타지를 덧입혔다. 대금 연주자인 주인공 길강은 과거와 현대를 넘나든다. 연극은 설화 속 인물들과 그들의 현대판 인물이 교차하며 과거나 현재나 다름없는 인간의 욕망을 들춘다.
이 연극은 국립극단이 올가을 마당으로 준비한 ‘삼국유사 연극만발’ 시리즈 일환이다. 삼국유사를 바탕으로 젊은 제작자와 손잡고 우리 고유의 독창적인 공연을 개발하자는 취지다.
‘만파식적 도난 사건의 전말’을 시작으로 11월까지 네 작품의 연극이 이어진다. ‘남산에서 길을 잃다’(9월16일~28일·소극장 판), ‘무극의 삶’(9월30일~10월12일·백성희장민호극장), ‘유사유감’(10월7일~19일·소극장 판), ‘너는 똥을 누고 나는 물고기를 누었다’(10월28일~11월9일·소극장 판) 등이다. 1688-596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