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담당자는 괴로워..하소연부터 다짜고짜 욕설도

주가 하락시 개인 투자자 응대가 일과..전화 스트레스 심각
  • 등록 2013-07-03 오전 10:00:00

    수정 2013-07-03 오전 10:00:00

[이데일리 박형수 기자] 최근 주식시장이 롤러코스터 장세를 연출하면서 적지 않은 주식 담당자들이 극심한 전화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다. 손실을 본 주주들이 주식 담당자에게 전화를 걸어 따지고 또 항의하는 탓이다. 통화과정에서 언성이 높아지는 경우도 다반사다.

일부 주주들은 주식담당자와 통화한 내용을 주식 관련 게시판에 올리기도 한다. 자세한 설명과 친절한 태도를 칭찬하는 글도 있지만 주식 담당자의 잘못을 지적하는 글이 대부분이다.

주식 담당자들 스스로 기업설명(IR)을 담당하는 전문직이 아니고, 감정노동자라고 하소연하는 하는 이유다. 감정노동은 다른 사람의 기분에 맞춰 자신의 감정을 억누르고 통제하는 일을 일상적으로 수행하는 직업을 말한다.

“전화통에 불이 납니다. 다른 일을 할 수 없을 정도에요. 하소연하는 주주부터 다짜고짜 욕부터 하는 사람까지 다양합니다.” 지난 한 달 동안 주가가 20% 넘게 떨어진 코스닥 바이오기업의 주식 담당 A씨는 “주주들을 응대하는 것도 주식 담당자의 주요 업무”라면서도 “하지만 욕하는 주주들, 주가를 올리라고 요구하는 주주들과 입씨름를 하다 보면 회의감도 밀려든다”고 토로했다.

전기전자(IT) 소재업체 기업의 주식 담당인 B씨는 지난달 25일을 잊지 못한다. 코스닥지수가 5% 넘게 급락한 탓에 S사의 주가도 함께 떨어지면서 쉴 새 없이 전화가 걸려왔다. B씨는 “어떤 주주는 ‘다 당신 때문이야’라는 식으로 몰아 붙인다”면서 “‘왜 내 탓인지’ 따져 묻고 싶었지만 꾹 참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주식 담당자인 C씨는 “한번은 대표가 지나가는 말투로 ‘전화 응대 살살하라’고 말했다”며 “알고 보니 인터넷 주식까페에 주식담당자를 욕하는 글을 대표가 봤더라”라고 전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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