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태우 전 대통령 추정재산 수십억원대 새롭게 드러나

  • 등록 2013-06-10 오전 9:25:26

    수정 2013-06-10 오전 9:25:26

운전기사 차명계좌에 30억원, 340여㎡ 고급 콘도까지

(용인=연합뉴스) 전두환, 노태우 전 전직 대통령이 거액의 추징금을 납부하지 않고 있는 가운데 노태우 전 대통령의 것으로 추정되는 다수의 부동산과 금융자산이 새롭게 확인됐다.

10일 법조계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노태우 전 대통령측 운전기사인 정모씨는 농협, 국민은행 등 5개 금융기관, 9개 계좌에 모두 30억3천500만원을 갖고 있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같은 사실이 국세청이 지난해 초 노 전 대통령의 동생 재우씨 회사인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 상하동 오로라씨에스(옛 미락냉동)에 대한 세무조사에서 드러났다.

국세청이 당시 회사에 보낸 차명계좌 추정 자료를 보면 회사 직원명의로 된 차명의심계좌는 모두 15개(7명), 금액은 38억8천500만원이었으며 이중 정씨의 것이 전체 금액의 78%에 달했다.

정씨는 지난 1998년부터 2011년 7월까지 오로라씨에스 소속 직원이었으나 실제로 일은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노 전 대통령 집에서 했다고 회사측은 밝혔다.

정씨의 당시 연봉은 3천900만원에 불과하기 때문에 그의 차명통장에 있던 거액은 노 전 대통령측이 묻어둔 비자금일 가능성이 크다.

회사 관계자는 “정씨는 노 전 대통령측 운전기사로 회사 소속이었지만 근무는 하지 않았다”며 “차명통장이 발견되기 전 회사를 떠나 지금은 노 전 대통령집에서 근무하는 것으로 알고 있고 정씨 명의의 차명계좌가 어떻게 처리됐는지에 대해서는 모른다”고 말했다.

또 “정씨를 제외한 나머지 회사 직원들의 것은 당시 관련 법에 따라 세금을 냈다”고 설명했다.

정씨 통장에는 지난 2005년 1월부터 뭉칫돈이 입금돼 2009년 10월까지 차례로 출금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정씨는 자금 출처를 묻는 질문에 답변을 하지 않았고 노 전 대통령측 문모 보좌관은 “우리는 모르는 일이다. 오로라씨에스에 물어보라”고 답했다.

이와 함께 노 전 대통령 아들 재현씨와 지난달 이혼이 확정된 전처 신모씨 가족 등 4명은 공동명의로 강원도 평창군 용평리조트의 최고급 콘도인 포레스트 레지던시를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노씨 등의 콘도는 346㎡ 크기 단독형으로 일반인의 출입이 철저히 통제된 구역에 있으며 통상 20억∼30억원선에 거래되는 국내 최고급 휴양시설이다.

전처 신씨의 아버지는 노태우 비자금을 건네받은 혐의로 대법원으로부터 230억원의 추징금을 부과받은 신명수 전 신동방그룹 회장이어서 신씨 또는 노 전 대통령의 비자금이 콘도 구입에 사용됐다면 환수대상이 될 가능성이 크다.

노 전 대통령은 또 아들 재현씨 명의로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자택 옆에 별채와 대구시 동구 지묘동 팔공보성아파트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연희동 자택은 318㎡ 규모로 30억원대에 거래되며 지난 2000년 2월부터 아들 재현씨 명의로 돼 있다.

또 대구 아파트는 322㎡ 규모로 3억원선에 거래되고 있으며 1999년 작은 아버지인 재우씨로부터 소유권을 무상으로 넘겨받은 것으로 밝혀졌다.

재우씨측 관계자는 “재우씨가 형 노 전 대통령으로부터 받은 돈으로 대구에 아파트를 구입해 자신의 명의를 갖고 있다가 노 전 대통령 지시로 조카 재현씨에게 무상으로 소유권을 넘겨준 것”이라며 “이런 사실은 노 전 대통령 부인 김옥숙 여사의 법정증언에서도 확인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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