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엔 주택시장 침체로 대표적인 부동산 투자상품이었던 아파트가 지고 오피스텔 등 수익형부동산이 떴다. 올해엔 이런 공식도 통하기 어렵게 됐다. 오피스텔 등 소형주택 역시 공급과잉 상태에 놓이면서 수익률이 하락하고 있어서다. 특정 상품에 기댄 투자는 낭패를 볼 가능성이 크다. 올해는 전반적으로 침체국면 속에 가격·입지 등에 따라 부동산 상품별 명암이 엇갈릴 전망이다.
아파트 ‘흐림’…동탄2·혁신·세종 신규분양 ‘유망’
수도권 아파트는 하락세가 가팔라지고 지방도 중대형 중심으로 집값이 하락세로 전환할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다만 수도권은 최근 3년 동안 조정이 이뤄진 만큼 거시경제 회복에 따라 하반기에 집값이 바닥에 접근할 것이란 전망도 제기된다.
따라서 실수요자라면 개발호재가 충분한 지역을 중심으로 살펴보는 게 좋다. 집값 하락 우려가 적기 때문이다. 정부청사와 공공기관 입주가 본격화하는 혁신도시·세종시는 이런 점에서 유망지역으로 꼽힌다. 올해 8개 혁신도시로 30개 기관이 이전한다. 아파트는 총 1만9552가구가 쏟아진다. 세종시엔 4003가구가 공급된다. 수도권에선 유일하게 6500가구가 쏟아지는 동탄2신도시가 단연 기대주다.
함영진 부동산114 본부장은 “경기 침체 여파로 올해 역시 집값 반등을 기대하기 어렵다”며 “수도권은 고점대비 집값이 30% 넘게 빠진 곳이나 개발호재가 탄탄한 지역을 중심으로 투자 대상을 골라야 한다”고 조언했다.
토지시장…평택·화성 경기남부 ‘유망’
이런 점에서 평택, 화성 등 기업과 산업단지가 몰려 있는 경기 남부지역이 올해 기대주다. 평택은 작년 8월 삼성이 경기도와 고덕산업단지 용지 계약을 체결하면서 핵심 지역으로 떠올랐다. 박종철 골든리얼티 부동산연구원 대표는 “개발 호재가 풍부한 경기남부, 혁신도시 토지시장이 올해 기대주”라며 “평택 주변 공장부지와 원룸을 지을 수 있는 토지는 여전히 상한가”라고 말했다.
LH 단지내 상가·할인상가 ‘주목’
상가 중에서도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공급하는 단지내 상가는 여전히 ‘핫 아이템’이다. LH 상가의 경쟁력은 가격이 비교적 저렴해 투자부담이 적다는 것이다. 지난해 낙찰된 1층 점포 70개 중 40개가 3억원 이하였다. 선종필 상가뉴스레이다 대표는 “올해도 LH 상가는 큰 인기를 끌 것”이라며 “투자 시에는 배후세대 수가 500가구 이상이며 점포 수가 적은 곳이 좋다”고 말했다.
오피스텔 ‘흐림’…옥석 가리기 ‘중요’
수익형부동산의 대표격인 오피스텔은 올해 공급과잉 상태에 놓이면서 수익률이 하락세다. 수익률을 좌우하는 입지와 분양가 등을 철저히 따져야 기대 수익률을 올릴 수 있는 만큼 옥석 가리기가 더욱 중요해 졌다.
관건은 매입가를 낮춰 수익률을 높이는 것이다. 서울 도심 주변의 1억원대 오피스텔을 선별해 고르는 것도 방법이다. 윤지해 부동산114 연구원은 “수익률은 낮아졌지만 저금리 기조로 은행의 실질 예금금리가 마이너스인 상황에서 연 5%의 임대수익이 가능한 오피스텔은 여전히 매력적”이라며 “입지가 뛰어난 세종·판교·강남보금자리지구 등 3곳은 여전히 유망 지역”이라고 분석했다.
경매시장 ‘갬’…중대형 매수 ‘기회’
지난해 경매시장은 주춤했다. 작년 수도권 아파트 경매건수는 직전년보다 7%가량 증가한 3만3000여건으로 집계됐지만 입찰자 수는 소폭 줄었다. 부동산 침체 영향으로 경매 물건은 늘었지만 시장 참가자는 줄어든 것이다. 이 때문에 수도권 아파트 낙찰가율은 5.45%포인트 하락한 75%, 전체 낙찰가율은 2.9%포인트 내린 67.7%를 기록했다. 전체 경매 낙찰가 총액은 1조3000여억원 줄었다.
올해 역시 가계부채 영향으로 경매 물건은 다소 늘어나겠지만 정부가 취득세·양도세 감면 혜택을 이어가기로 한 만큼 경매시장 참가자는 작년보다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박종보 부동산태인 연구원은 “경매시장은 정부 정책 영향을 크게 받는 만큼 올해는 작년보다 다소 활기를 띨 전망”이라며 “여러번 유찰돼 낙찰가가 낮은 중대형 아파트는 매수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