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W세대를 잡아라..포스트월드컵 마케팅 "시동"

  • 등록 2002-06-25 오전 10:32:20

    수정 2002-06-25 오전 10:32:20

[edaily 김춘동·권소현기자] 한국 대표팀이 4강 신화를 이룩하며 독일과의 준결승전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붉은 악마`들의 응원열기가 최고조에 이르고 있다. 나이와 세대를 초월해 전국민이 붉은 티를 입고 한 목소리로 `대~한민국`을 외쳤던 응원열기는 `W(Worldcup) 세대`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내면서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어가고 있다. 이와 관련 기업들은 한달간 한반도를 흥분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던 `붉은 축제`의 피날레를 앞두고 월드컵 붐을 어떻게 마케팅으로 이어갈 지에 부심하고 있다. 한국팀의 첫 승과 16강 진출에 이은 선전으로 공식후원 업체들은 물론 다양한 이벤트를 마련했던 기업들도 톡톡한 홍보효과를 누렸다고 평가하면서 월드컵 효과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W세대는 누구인가 W세대는 이번 월드컵 대회를 통해 탄생한 거리응원 세대다. "대한민국에 태어난 것에 대해 무한한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하는 이들 세대들은 국가 엄숙주의를 거부한다. 태극기를 치마처럼 걸치거나 망토처럼 목에 두르고 다니며 느린 템포의 "아리랑"노래를 행진곡 풍으로 불러댄다. 애국가도 4절까지 거침없이 불러제낀다. 애국심으로는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40~50대 기성세대나 민주화 세대인 386세대가 갖고 있는 비장감 대신 이들은 애국심을 흥건한 축제로 연출해내고 태극기, 태극문양, 붉은 색 티셔츠 등을 즐겨 찾는다. 굳이 연령층으로 따지자면 15~25대 젊은이가 주축이겠지만 이들보다 어린 10대들은 물론이고, 30대이상도 엄숙주의를 털어내고 언제든지 넓은 의미의 W세대에 뛰어들 자세가 되어 있다. 물론 월드컵이 끝난 후에도 이들이 사회의 한 트렌드를 이루는 세대군(群)으로 자리잡을지 의문이 없지 않다. 유통업체의 한 마케팅 담당자는 "소위 월드컵 신드롬이 단기간내 끝날지 어떨지 판단이 서지 않는다"며 "월드컵 잔영은 남아있겠지만 한번 확 불붙었다가 쉽게 사그라드는 한국인 특유의 기질과도 무관치 않아 판단을 주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마케팅 전략은 통상 1년전에 수립하기 때문에 현재로선 월드컵세대를 향한 마케팅을 구체적으로 준비하긴 어렵다"며 "만약 월드컵이후에도 이런 세대들의 경향이 뚜렷하다면 내년에는 본격적으로 W세대를 향한 마케팅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업계에서는 당장 의류업체 등에서는 태극문양을 응용하거나 붉은색 계통의 패션이 유행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가전업체는 이번 월드컵을 통해 디지털 TV, 프로젝션 TV, PDP TV 등 대형 첨단 TV 시장이 본격적으로 형성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관련업계, "월드컵이 끝나도 마케팅은 계속된다" 공식후원업체 였던 KTF는 한국팀의 선전과 응원전이 매스컴을 타고 전세계로 타전되면서 수조원의 광고효과를 누린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KTF는 국내는 물론 해외시장에서 이미지 제고에 성공한 만큼 한국팀의 최종 성적이 결정되는 대로 가입자 천만돌파 건과 연계해 마케팅을 이어갈 계획이다. `붉은악마` 응원단을 광고에 등장시켜 공식후원업체 못지 않은 홍보효과를 누린 SKT는 월드컵 이후 한국전 응원을 대표했던 이미지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구체적인 마케팅 전략을 세워나간다는 방침이다. 다음측도 푸마코리아와 공동으로 잠실야구장에서 실시한 응원전을 통해 큰 홍보효과가 있었던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역시 공식후원업체가 아니었지만 5차례의 응원전을 통해 월드컵 이미지를 쌓은 만큼 향후 축구관련 카페와 기획특집 등으로 분위기를 이어가면서 여름휴가와 연계해 관련 상품들에 대한 홍보를 강화할 예정이다. 이밖에 인터넷을 통해 축구토토를 판매하면서 대표적인 월드컵 주로 떠올랐던 로토토와 티켓판매 공식대행업체였던 인터파크 등도 월드컵 특수에 이은 마케팅 전략에 대해 구상에 들어갔다. ◇의류업계, "태극무늬를 적극 활용하라" 붉은악마 패션과 태극기 마크를 트렌드를 활용하기 위한 패션업계의 대응도 발빠르게 이루어지고 있다. 미국이나 유럽지역, 중남미 지역에 비해 국기를 활용한 패션이 거의 없었던 업계에서는 이번 월드컵을 통해 태극마크를 활용한 디자인 구상에 나섰다. 토털 패션업체인 쌈지는 캐릭터 브랜드 `딸기`에 태극마크를 달았다. 쌈지는 쉽게 판매할 수 있는 뱃지 등에 태극마크를 응용하는 한편 점차 쌈지스포츠나 신규 런칭한 쌤(SSAM)과 같은 의류에도 태극무늬를 활용하는 방안을 마련중이다. `써스데이 아일랜드`와 `스포츠리플레이` 브랜드를 갖고 있는 지엔코도 이 같은 경향을 디자인에 적극 반영할 계획이다. 지엔코측은 태극기 열풍에 따라 태극무늬를 디자인에 충분히 응용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유행을 타는 속도가 빠른 동대문이나 명동 등에서도 이미 이같은 `W세대`를 겨냥한 월드컵 의류 열풍이 불고 있다. 동대문에서 자체 디자인한 의류를 팔고 있는 한 업자는 "태극무늬와 함께 히딩크 감독과 유명 축구선수들의 사진과 등번호를 넣은 티셔츠가 날개 돋친 듯 팔렸다"며 "월드컵이 끝난 뒤에도 당분간 이 같은 디자인이 유행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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