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스트리트저널은 27일 메릴린치의 영향력 있는 인터넷 분석가인 헨리 블로젯 인터뷰를 실었다. 블로젯은 아마존 주가가 240달러 선에서 움직이고 있을 때 "400달러까지 오를 것"이라고 전망, 화제가 됐던 인물이다.
- 인터넷 버블 붕괴가 이젠 끝난 것인가, 아니면 바람이 더 빠져야 하는가.
△버블 붕괴는 B2C 전자상거래 분야에 있었다. 우리는 그동안 하루에 20%나 오르고 내리는 극도의 흥분된 시기를 겪었다. 그때는 좋은 기업과 나쁜 기업 주식이 동일하게 취급했다. 이제 그러한 일은 끝났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나는 인터넷이 경제 전반에 걸쳐서 엄청난 변화를 낳고 있으며 광섬유와 같은 특정 분야를 본다면 그 분야는 아직도 엄청나게 빨리 성장하고 있으며 아직도 예외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B2B도 여전히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분야다.
- 인터넷 산업중 어떤 부문의 전망이 가장 좋은가.
△여전히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분야는 인프라스트럭처 분야다. 광섬유와 스위치 등과 같은 하드웨어와 잉크토미, 아리바와 같은 소프트웨어 주식이 있다. 이 기업들은 아직도 놀랄 만큼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B2C와 미디어 부문에서는 소수만이 생존할 것이다. 따라서 이 분야에 대한 투자는 장기투자가 바람직하다고 본다. 앞으로 1년 정도면 통합이 일어날 것이며 생존에 성공한 기업들의 주가가 오를 것이다.
- 얼마나 많은 신생 인터넷 기업이 도산하리라고 보는가.
△인터넷 산업 자체로는 아직도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그러나 숫자를 한 번 보라. 소비자 대상 인터넷 분야를 본다면 5년 전에는 아메리카온라인(AOL)밖에 없었다.
지난 1분기말에는 400개로 늘어났다. 400개가 25~50개로 줄어들고 살아남은 기업들이 이익의 대부분을 취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전체 산업으로는 계속 성장할 것이다. 동일한 파이를 놓고 너무 많은 기업들이 싸우고 있을 따름이다.
- 주가가 많이 떨어진 기업들이 있다. 지금이 살 기회라고 보느냐.
△야후나 AOL과 같은 기업에 대한 투자는 좋은 투자가 될 것이다. 이 기업들은 다른 것처럼 주가가 많이 떨어지지도 않았고 이익을 내고 있는 기업일 뿐 아니라 산업 전체의 가치의 대다수를 취하고 있고 장기 성장 전망도 여전히 좋은 기업이다.
만약 리스크를 부담한다면 아마존도 괜찮다.
- 저가 매수에 나서려면.
△Earthweb과 같은 기업이 괜찮다. 이들 기업은 아직 이익을 못내고 리스크가 있기는 하지만 경영을 잘해오고 있다. 그리고 주가도 80달러 선에서 10달러 선으로 하락, 가격 메리트도 있다.
e베이, 더블클릭, 프라이스라인닷컴과 같은 기업도 주목해 볼 만 하다. (그러나) 이들 업종은 확실한 이익을 내는 것을 확인하거나 이익낼 것이 확실해 보이기 전까지는 이들 주가는 결코 싸지가 않다. 현금이 다 고갈될 경우, 휴지조각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 인터넷 버블 시기를 놓치고 지금 주식투자에 나서려면.
△각 분야의 선두 기업들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소비자 분야에는 인터넷 이용자 수, 광고, 상거래 등 주요 3가지 추진력이 아직도 남아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AOL과 야후를 주목해볼 만하다. 좀 더 작은 기업을 찾는다면 부동산 분야의 홈스토어닷컴을 들 수 있다. 홈스토어닷컴은 부동산 물건을 긁어 모으고 있으며 결국 부동산 산업의 포탈이 되려고 하고 있다.
- 앞으로는 어느 분야가 유망한가.
△지금 현재로서는 광섬유와 광섬유 통신의 빛을 조절하는 포토닉스 분야다.
미래를 내다본다면 인프라스트럭처 분야와 새롭게 등장할 2세대 소비자 관련 인터넷 기업을 주목해라.
- 인터넷 주가에 대한 가장 큰 위협요소는 무엇인가.
△평가다. 70%가 빠졌으니 아주 싸다고 말할 수 있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PER로 따졌을 때 결코 싸지 않다. 우리는 그동안 믿을 수 없을 만큼 높은 PER를 당연시했다.
- 인터넷 주가가 침체할 것으로 보는가.
△고PER 주식들은 역사적으로 금리가 인상될 때 주가가 급격히 하락했었다.
이 이론의 배경은 고PER주의 경우, 우리가 10~20년간의 수익을 반영해 주가를 매겨왔는데, 금리가 조금만 변하더라도 현 주가에 엄청난 변화가 생긴다는 것이다.
한편 블로젯은 지난 8월초 리포트에서 “인터넷 산업이 고속성장(hypergrowth) 단계에서 장기 성장(longterm growth) 단계로 이행하고 있다”며 “전체 시장은 성장하겠지만 몇몇 기업들을 도태되고 말 것”이라고 말했었다. 그는 또 인터넷 기업의 주가의 차별화가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었다. 블로젯은 이 때 24/7 미디어, 반스앤노블닷컴, 바이닷컴, 더블클릭, e베이, e토이스, i빌리지, 펫츠닷컴, 쿼카 스포츠, 세이프가드 사이언티픽스, 웹밴 등 11개의 추천 등급을 하향조정, 이들 주가의 하락을 가져오기도 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