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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창작음악 페스티벌은 주 독일 한국문화원(원장 이봉기)이 유럽 클래식의 본 고장인 독일에 한국의 현대음악을 소개하기 위해 수년 동안 기획한 무대다. 임준희 원장은 “전통예술원은 문체부가 후원하는 2021 예술 한류 선도 사업 실행기관으로 선정되어 국제교류, 국제작곡콩쿠르, 국제 학술 심포지엄 등을 한국예술의 독창성과 우수성을 세계에 알려왔다”면서 “이번 초청은 예술 한류 사업의 본격적인 해외 진출 사업으로 그 의미가 크다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페스트벌에 류경화의 ‘망각의 새’, 최우정의 ‘추선’, 이귀숙의 ‘더미’ 등 반응이 좋았던 작품들이 무대에 오릅니다. 이번 공연을 위해 새로 작곡된 곡들도 다수 있습니다. 현지 오프라인뿐만 아니라 온라인으로도 볼 수 있도록 꾸몄습니다.”
임준희 원장은 이번 페스티벌에 자신의 작품 ‘파초우(芭蕉雨)’도 소개한다. 파초잎에 떨어지는 빗방울이라는 뜻을 가진 조지훈의 시를 바탕으로 정가, 플루트, 피아노, 가야금, 생황을 위해 작곡한 작품이다. 자연과의 물아일체의 정취를, 투명하면서도 독특한 음색의 조화로 표현한 게 임 원장의 의도다.
“‘파초우’는 전통정가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성악가 하윤주와 함께 독일에서 함께 선보이게 되었습니다. 농담, 시김새, 농현 등을 구사하는 한국의 성악 창법과 가야금, 피아노, 플루트, 피아노의 현대적인 조합이 청중에게 새로운 즐거움을 선사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이번 페스티벌이 갖는 또 다른 의미는 한국의 뛰어난 전통 음악 연주자와 외국에서 활약하는 한국의 서양 악기 연주자들과의 협업하는 데 있습니다. 연주자들이 서로 자신의 파트를 녹음해 교환하고 이메일로 의견을 조율하면서 음악을 만들어 나가는 방식으로 협업을 진행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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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준희 원장은 코로나19의 위기가 불어닥친 2020년 3월 전통예술원 원장에 취임했다. 어떠한 상황에서도 예술 활동은 멈춰서는 안된다는 생각에 학생들의 기량 향상과 공연의 지속 제작에 노력했다는 게 임 원장의 설명이다. 그 결과 올해 열린 제37회 동아국악콩쿠르에서 해금, 피리, 대금, 거문고, 판소리 등 5개 부문에서 전통예술원 학생 및 졸업생들이 금상을 따냈고 10여 명이 입상하는 결과를 얻었다고 자평했다. 또 지난해 한예종 온라인 희망 콘서트를 개최하여 예술을 통해 사회에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는 일에도 나섰다.
“작곡 인생 40년 중 전반부 20년은 서양 현대음악을, 그리고 후반부 20년은 한국 전통음악을 바탕으로 한 작품을 만들었습니다. 주위 사람들이 융복합작곡가라고 칭하는 이유인 것 같습니다. 2021년 현재 저의 작곡 경향은 이 모든 경험을 합쳐 저만의 작품 세계와 색깔이 있는 작품을 만드는데 몰두하고 있습니다. 내용은 한국적이면서 기술은 서양적인, 그리고 여기에 저만의 경험을 녹인 독창적인 작품세계를 지향한다고 할까요.”
임준희 원장은 한국 창작음악이 접하기 어려운 음악이라는 편견을 깨기 위해 다양한 방식으로 작품 활동에 나설 계획이다. 익숙함 속의 낯섦, 독창성이 있되 공감을 주는 작품으로 청중과 소통하고자 한다. 임 원장은 “한국 전통 음악의 세계화의 측면에서 다양하고 유연한 접근이 필요하다”면서 “전통 형태도 필요하고 크로스 오버의 형태도 필요하지만, 결국 지향하는 방향은 마스터피스(masterpiece) 즉 예술 작품으로 승화된 형태로 나가는 것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