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드가 국내 판매하는 모델은 몬데오, 익스플로러, 머스탱 세 가지 뿐이다. 이 중 몬데오와 익스플로러는 지난해 말 출시한 따끈따끈한 신차다. 3개 모델 가운데 2개가 신차인데도 불구하고 판매는 지난해보다 못한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포드코리아 내부 조직이 내홍을 겪고 있다. 임원급 간부들 사이에 알력 다툼으로 제대로 판매 조직을 콘트롤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20년간 포드코리아를 이끈 정재희 사장이 지난 2월 은퇴하고 새로운 CEO가 임명됐다. 정 사장이 차기 사장으로 사인을 준 내부 인사가 선정된 것이 아니라 포드 본사에서 외국인 CEO를 보냈다. 그러면서 각종 잡음이 흘러나오고 있다. 포드코리아 한 관계자는 “새로 부임한 신임 사장은 우선 임원급 보직을 바꿔 조직에 변화를 주고 있다”며 “정재희 전 사장 체제에서 10년 이상 손발을 맞춰온 임원들에게는 충격으로 다가오는 모양새”라고 전했다. 아울러 딜러와의 갈등도 표면화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익스플로러는 지난해 10월, 몬데오는 지난해 11월 국내 출시됐다. 화려하게 데뷔한 익스플로러와 달리 몬데오는 별도의 행사없이 조용히 판매에 돌입했다. 신형 모델의 출시 사실조차 모르는 소비자가 태반이다. 출시 5달간 국내 판매된 몬데오는 단 114대에 불과하다. 월평균 22대씩 판매되는 셈이다.
이런 가운데 주력 차종인 익스플로러 판매가 주춤하고 있다.
가장 큰 원인은 대형 SUV 경쟁 격화다. 시장의 변화다. 포드코리아는 2015년 처음으로 판매 1만대(포드와 링컨 판매량을 합한 수치)를 돌파한 이후 2018년까지 4년 연속 1만대 클럽에 이름을 올렸다. 상황은 지난해부터 급변했다. 포드코리아는 지난해 8737대 파는데 그치며 1만대 클럽에서 탈락했다.
익스플로러 판매 부진의 또 다른 이유는 내장 인테리어의 올드한 디자인과 꼼꼼하지 못한 마감 수준이다. 신형 익스플로러는 전작에 비해 디자인 완성도가 떨어진다는 평가가 국내외에서 나올 정도다. 실내 곳곳에 사용한 저렴한 소재도 문제다. 6천만원에 육박하는 가격에 걸맞지 않는 딱딱한 플라스틱이 대부분이다. 현대 팰리세이드나 쉐보레 트래버스와 비교해 소재 퀄리티가 가장 떨어진다. 이는 실내 곳곳에서 쉽게 단차나 조립 불량을 찾을 수 있다. 국내 소비자들의 꼼꼼함은 세계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정도다.
포드코리아는 볼륨 모델의 부재와 더불어 코로나19 경제위기에 내부 조직 내홍까지 겹친 꼴이다. 포드코리아의 보릿고개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대대적인 체질 개선 없인 과거의 영광을 되찾긴 어렵다. 시장은 변했다.좋은 제품은 넘쳐난다. 현재 포드코리아가 할 수 있는 일은 할인 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