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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정남 김정현 기자] ‘사드 한한령(限韓令·한국 콘텐츠 금지령)’ 후폭풍에 우리나라의 여행수지 적자 폭이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여행수지는 경상수지(상품수지 서비스수지 본원소득수지 이전소득수지)를 구성하는 서비스수지 중 하나다. 경상수지는 상품과 서비스를 사고 팔아 벌어들인 외화(수출)와 지급한 외화(수입)의 차이를 말한다. 여행수지 적자가 큰 폭 증가한 것은 국내로 여행 오는 외국인은 줄었지만, 해외로 나간 내국인은 늘었다는 뜻이다.
여행수지 적자, 사상 최대
한국은행이 5일 내놓은 국제수지 잠정치를 보면, 7월 여행수지는 17억9000만달러 적자를 보였다.
이는 사상 최대 적자 폭이다. 지난 2008년 7월 당시(-16억5000만달러) 적자가 가장 컸는데, 이보다 더 악화된 것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12억8000만달러)보다 5억1000만달러 적자 폭이 커졌다. 직전달인 지난 6월(-13억9000만달러)보다도 4억달러 적자가 늘었다.
우리나라가 만성적인 여행수지 적자국이기는 하다. 하지만 입국자 수가 점차 더 줄어들고 있는 반면 출국자 수는 더 늘고 있어, 이런 경향은 심화하고 있다.
그에 반해 7월 입국자 수는 100만9000명에 그쳤다. 지난해 7월(170만3000명)과 비교해 무려 40.8% 급감했다. 중국의 사드 보복 후폭풍이 커 보인다. 7월 중국인 입국자 수는 28만1000명에 불과했다. 전년 동기 대비 69.3%나 줄었다.
여행수지 여파에 전체 서비스수지 적자 폭(-32억9000만달러)은 지난 1월(-33억6000만달러)에 이어 역대 두 번째 수준을 보였다.
감소하는 경상수지 흑자폭
7월 전체 경상수지는 72억6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2012년 3월 이후 65개월째 사상 최장 흑자 행진이다.
7월 상품수지 흑자(107억1000만달러)는 수출 호조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지난해 7월 당시에는 106억7000만달러 흑자였다. 특히 반도체가 ‘효자노릇’을 했다. 관세청에 따르면 7월 통관 기준 반도체 수출액은 81억10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60.9% 급증했다.
7월 금융계정은 97억7000만달러 순자산 증가를 보였다.
이 중 직접투자는 내국인 해외투자가 7억4000만달러 증가를 나타냈다. 2001년 9월 이후 계속 오르고 있다. 외국인의 국내투자는 3억4000만달러 증가해, 지난해 3월 이후 17개월 연속 올랐다.
증권투자의 경우 내국인의 해외투자는 68억6000만달러 올랐다. 23개월째 증가세다. 한은 관계자는 “전세계 주식시장이 호조를 보이며 해외투자펀드를 중심으로 투자가 이어지고 있다”면서 “보험사 등 기관투자가의 해외채권투자도 지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외국인의 국내투자는 36억6000만달러 증가했다. 지난해 12월 이후 8개월째 오르고 있다.
이외에 7월 파생금융상품은 2억2000만달러 감소했다. 준비자산은 1억3000만달러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