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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익재 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31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목표주가 괴리율 공시제 시행에 대한 취지는 공감하지만 현실적으로 초래할 수 있는 문제점을 외면할 수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다음달 1일부터 증권사 애널리스트가 제시하는 목표주가와 실제주가 간 괴리율을 공시하는 제도가 시행된다. 기업분석 보고서의 객관성을 높이기 위한 방안으로 증권사는 내부적으로 심의위위원회를 두고 자체적으로 목표주가 적정성을 검토하고 있다. 괴리율 공시제가 시행되면 목표주가는 전반적으로 현저히 낮아질 것으로 예상되며 12개월 목표주가에서 6개월로 줄여야 되는 상황이라 투자의견을 자주 바꿀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보고서를 쓰는 주기가 짧아지면서 이를 위해 기업을 자주 탐방할 수 없다는 현실적 문제도 있다.
기업이익 전망에 대해서도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기업이익 전망은 끝났는데 이를 기반으로 추정한 목표주가와의 차이가 생길 수 있다”며 “목표주가와 기업이익 전망과의 괴리로 인해 이익 전망을 보수적으로 잡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점쳤다.
제도 시행을 앞두고 최근 괴리율이 많이 줄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으나 이는 국내 증시가 올 들어 강세장을 이어오면서 괴리율이 좁혀진 것으로 보였을 뿐이라는 설명이다. 연초 이후 코스피지수는 20%가량 올랐으며 지난 7월 2450선을 넘기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기도 했다. 조 센터장은 “강세장에서는 주가가 빠르게 오르면서 문제될 게 별로 없으나 약세장에서는 주가가 빠진 만큼 목표주가를 내리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자주 목표주가를 변경하면 시장의 신뢰를 잃을 뿐만 아니라 법인영업의 근간이 되는 펀드매니저로부터 사실상 배제될 것”이라고 말했다. 약세장에서는 목표주가를 많이 안 높인 사람이 신뢰도를 쌓을 수밖에 없지만 국내 시장은 매도 리포트를 쓰기에 어려운 여건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해당 기업의 항의도 만만치 않고 기관투자자 입장에서도 썩 반기지 않는 상황이 자주 연출된다”며 “협박을 일삼는 개인투자자들의 항의 강도는 상상 이상으로 금융당국에서 제도적으로 뒷받침해줘도 시장 참여자들이 반기지 않는 문제가 제일 크다”고 지적했다.
결국 리서치센터의 위상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신뢰도의 문제가 핵심이다. 조 센터장은 리스크를 막아주는 리서치센터의 본연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객관적이고 치밀한 분석을 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애널리스트가 투자자에게 신뢰를 줄 수 있느냐 하는 문제는 기본적으로 예측력이 모든 것의 근간”이라며 “리서치센터내 조직과 여러 파트가 유기적인 관계를 가지고 전망을 내놓을 수 있어야 한다”고 피력했다. 조 센터장은 거시경제(매크로)·미시경제(마이크로)·일반 섹터가 삼각관계를 유지하며 협업하는 것을 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 운영 철칙으로 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