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의 칼럼] 건강검진 시즌, 성대 검진도 필수!

  • 등록 2015-11-24 오전 8:45:29

    수정 2015-11-24 오전 8:45:29

[안철민 프라나이비인후과 원장] 1년 중 건강에 관심이 높아지는 시기는 연말과 연초다. 그 만큼 이 시기에는 건강검진을 받으려는 이들도 많다. 현재 4대 보험에 가입된 직장인이라면 의무적으로 건강검진을 받게 되어 있는데, 기본 건강검진을 포함, 나이에 따라 5대 암 검사 등을 진행해 각종 질병을 진단하고 예방할 수 있도록 돕는다. 요즘은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이런 공단 검진뿐만 아니라 개별적으로 건강검진을 받는 경우도 많다.

과거에 비해 건강에 대한 관심은 높아졌지만 여전히 관리에 소홀한 부분이 있다. 바로 성대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성대 건강에 큰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데, 아무래도 성대 질환은 눈에 보이는 흉터나 통증이 없고 당장 생활이 불편하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성대는 목소리를 결정짓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뿐만 아니라 정확한 발음을 내는 데도 영향을 미치므로 평소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만약 목소리나 발음이 평소와 다르다면 음성질환의 신호일 가능성이 크며, 이러한 변화를 대수롭지 않게 여겨 내버려둔다면 만성 질환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가령 목소리 허스키하거나 쉰 목소리가 난다면 성대결절이나 성대폴립일 가능성이 있다. 이 두 질환 모두 목소리 과사용과 무리한 발성이 주요 원인인데, 단순 감기로 오인하기 쉬워 방치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감기는 보통 일주일이면 호전되므로 증상이 2주 이상 지속된다면 이비인후과적인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또 긴장한 것도 아닌데 말 할 때 목소리가 떨리고 끊기는 증상이 나타난다면 연축성 발성장애를 의심해야 한다. 연축성 발성장애는 후두 신경 조절 기능에 이상이 생겨 발성 기관을 형성하는 후두 근육들이 비정상적으로 움직여 발생한다. 이 경우 목소리 끊김과 떨림 등을 억제하기 위해 목에 힘을 줘 말하거나 목소리를 작게 내는 등 잘못된 발성 습관을 유발해 근긴장성 발성장애와 같은 또 다른 질환을 일으킬 수 있다.

겉으로 증상이 드러나지 않지만 본인은 알고 있는 음성질환도 있다. 바로 내면 말더듬인데, 대화를 나눌 때 순간적으로 말이 막혀 하고 싶은 말을 못한다면 의심해 봐야 한다. 보통 본인은 증상을 알고 있어 잘 더듬는 단어를 스스로 조절하거나 막히는 말을 회피하기 때문에 상대방은 말더듬 증상을 눈치채지 못한다. 하지만 본인은 매우 답답하고 하고 싶은 말을 하지 못해 스트레스를 받곤 한다.

이처럼 목소리가 평소와 다르거나 말하는 것이 불편하다면 성대 건강 이상이나 음성 질환을 의심해 봐야 한다. 음성질환은 대부분 발성 습관이 문제이므로 잘못된 습관을 바꿔주면 충분히 개선할 수 있다.

발성 습관 개선을 위해선 목소리를 만드는 호흡이나 발성, 공명 그리고 발음까지 전반적인 훈련이 필요한데, 이때 음성언어치료가 도움된다. 음성언어치료는 이비인후과 전문의를 통해 성대의 상태나 구조, 발성 기관 및 습관 등을 검사해 문제를 파악한 후 음성언어치료사가 호흡부터 발음까지 제대로 된 발성법을 훈련하는 것이다. 그러나 단기간 내에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렵고 보통 1~3개월 정도 꾸준히 치료받아야 한다.

만약 증상이 심하거나 즉각적인 개선 효과를 원한다면 보톡스나 필러 시술을 병행하는 것이 도움될 수 있다. 보톡스를 통해 비정상적인 움직임을 보이는 근육을 바로 잡아주거나, 필러를 주사해 성대접촉이 쉽도록 성대 모양을 만들어 정상적인 목소리를 낼 수 있다.

목소리 건강을 위해서는 평소 관리도 중요하다. 하루 6컵 이상 물을 마시고, 실내 습도를 조절해 성대를 촉촉하게 유지해 주는 것이 좋으며, 헛기침이나 고성, 목 가다듬기 등 성대에 무리를 주는 습관은 자제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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