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000830)은 10일 주가가 낮은 시점을 고의로 선택해 합병 비율을 불리하게 결정했다는 엘리엇 측의 주장과 관련해 대형 건설업계의 공통된 미래 불확실성이 합병 판단의 근거로 작용했다는 내용의 데이터를 제시했다.
삼성물산이 구체적인 주가·자산 지표를 내세워 엘리엇 측의 주장을 반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내달 17일 임시 주주총회를 앞두고 지분 대결 양상이 예상되는 가운데 삼성물산이 본격적인 반격에 나선 셈이다.
전날 엘리엇은 “합병안이 명백히 공정하지 않고 삼성물산 주주들의 이익에 반하며 불법적이라고 믿는 데 변함이 없다”며 “합병안이 진행되는 것을 막기 위해 삼성물산과 이사진에 대한 주주총회결의금지 가처분 소송을 제기하는 법적 절차를 시작했다”며 서울중앙지법에 주주총회결의금지 가처분 신청을 했다. 첫 심문기일이 19일 오전 11시에 열린다.
삼성물산 측은 PBR(주가순자산비율)이 1에도 미치지 못하는 상황에서 합병을 결정한 것은 주가가 최저점인 시점을 택한 게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PBR이 1에 미달한 것은 지난 수년간의 건설 경기 침체와 업황 회복에 대한 부정적 시각에 따른 주가 하락에 원인이 있다”고 분석했다.
삼성물산에 따르면 2015년 1분기 기준 국내 대형건설사들의 PBR은 삼성물산이 0.67배이고 GS건설(006360) 0.61배, 현대건설(000720) 0.81배, 대림산업(000210) 0.50배다.
대형건설사 대다수가 PBR이 1에 미치지 못하는 극도의 업황 부진 상황에 빠져있다는 설명이다.
삼성물산은 “이같은 미래 불확실성을 감안할 때 가능한 이른 시일 내에 합병을 통해 사업 시너지를 내고 효율을 제고해 회사 가치를 높이는 것이 주주들을 위해 더 바람직한 것이라고 판단해 합병을 결정하게 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지난 1분기 기준 LG(003550)의 PBR은 0.85배, CJ(001040)는 0.56배 정도인 것으로 분석됐다.
앞서 삼성물산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간 합병 비율은 자본시장법상 규정에 따라 결정됐으며 시장이 평가한대로 합병비율을 적용한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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