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유재희 기자] 지난달 외국인이 1조2000억원 가까이 주식을 내다 팔면서 셀코리아(Sell Korea)가 시작된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고개를 들고 있다. 외국인이 3분기(7~9월)에 대규모 순매수를 기록한 가운데, 세계 경기회복 지연 및 원화 강세로 차익 실현 욕구가 강해질 수 있다는 비관론에 힘이 실리고 있는 것.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3분기에 8조9500억원 가량을 순매수하다 10월 1조2000억원의 순매도로 돌아섰다. 3분기 1130~1140원대에서 등락하던 달러-원 환율은 10월 말 1090원까지 급락했다. 환차익 실현 욕구가 나타날 수 있는 상황.
여기에 미국 태풍 피해 영향과 재정절벽 이슈, 미국의 추가 신용등급 강등 우려 등 미국의 경기 회복을 막는 장애물이 더욱 견고해지고 있고, 뱅가드 벤치마크 변경과 일부 헤지펀드의 빠른 연말 정산 등 일부 수급 여건이 부정적이라는 것도 외국인 수급 전망을 비관하게 만드는 요인이다.
이러한 가운데 외국인이 셀코리아로 돌아설 가능성은 작다는 분석이 나와 시선을 끌고 있다.
이날 우리투자증권 리서치센터는 “연말 배당을 감안할 때 외국인이 쉽게 매수차익잔고를 청산하지 않을 것”이라며 “특히 내년 상반기까지 신흥국 통화의 강세를 예상하는 시점에서 급격한 자금 이탈이 나올 가능성은 작다”고 분석했다. 이어 “최근 신흥국으로 자금이 지속적으로 유입되고 있다는 점 등을 고려할 때 외국인은 순매도보다는 중립 또는 소폭의 순매수를 기록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이 증권사는 또 “지난달 외국인의 업종별 매매 특징은 내수주 상승에 따른 차익 실현과 수출주 낙폭과대에 따른 순매수로 요약된다”며 “전체 외국인 포트폴리오는 업종별 중립화를 유도한 매매로 판단되며, 이 같은 패턴은 이번 달에도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