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바이 침몰` 자산시장의 틀을 깨다

새로운 차별화- 재분류의 시대로 이행
이머징내 중국·브라질이 안전자산으로 부상
서구 빚더미 국가채권 위험자산 인식
  • 등록 2009-12-01 오전 9:12:40

    수정 2009-12-01 오전 9:22:41

[이데일리 오상용기자] 금융시장에 위기감이 감돌 때면 흔히 나타났던 글로벌 `큰 손`들의 관행은 `이머징 탈출 - 선진시장으로 도피`였다.

그러나 `두바이 침몰`을 겪는 과정에서 나타난 자산 시장의 흐름은 관행적으로 이뤄져 왔던 이같은 `투자 법칙`에 변화가 나타나기 시작했음을 보여준다.

이머징 시장내 중국과 브라질 채권이 안전자산으로 인식되기 시작한 반면, 선진시장으로 분류됐던 유럽연합(EU)에 편입된 그리스와 아일랜드 채권이 위험자산으로 간주되고 있는 것이다.  

바야흐로 글로벌 자산시장이 새로운 `차별화와 재분류`의 시대로 넘어가고 있는 것이다. 이같은 변화를 추동하는 모멘텀이자 분류작업의 기준이 되고 있는 것은 국가별 `곳간`의 양과 질이다.

◇ 위험자산 vs 안전자산..차별화와 재분류

흔히 위험자산이라 하면 이머징 시장을 먼저 떠올리게 된다. 그러나 이머징 시장이라해서 모든 자산이 동급 취급을 받는 것은 아니다.

1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지난 주 일시적 패닉에 빠졌던 글로벌 투자자들은 위험자산 줄이기에 나서는 듯 했다. 그러나 그간 위험자산으로 여겨져 왔던 중국과 브라질 채권으로는 오히려 투자자들의 `사자` 행렬이 줄을 이었다.

중국과 브라질 자산이 `위험자산`이라는 고정 관념을 벗어나 `안전한 도피처`로 인식되기 시작한 것이다. 반면 선진국 시장으로 분류되는 EU에 편입된 그리스와 아일랜드 채권에 대해서는 투자자들의 `팔자세`가 두드러졌다.
 
이는 채권의 부도위험을 보여주는 크레디트디폴트스왑(CDS) 프리미엄을 통해서도 확인된다. 그리스와 아일랜드 채권의 CDS 스프레드가 중국이나 브라질 폴란드 칠레 보다 더 큰 폭으로 벌어진 것이다. CDS 투자자들이 그리스와 아일랜드 채권의 부도위험을 중국이나 브라질 등의 국가 보다 더 큰 것으로 인식한 것이다.

그간 관행적으로 인식돼 왔던 위험자산과 안전자산에 대한 차별화와 재분류 작업이 이번 두바이 사태를 계기로 뚜렷하게 나타난 것이다.

◇ 옥석가리기의 기준..빚의 양과 질

그럼 새로운 `옥석 가리기`의 기준이 되고 있는 것은 무엇일까. 부채의 양과 질(만기분산의 안전성)이다.
▲ 국가별 부채비중
미국발 금융위기와 글로벌 경기후퇴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주요국 정부의 국가부채는 예외없이 급증했다.
 
그 가운데 피해 규모가 컸던 영국과 미국, 위기이전 부터 국가 재정사정이 약했던 그리스와 아일랜드 헝가리 등 서구 사회의 국가 채무상황은 서브프라임 위기 이후 급격히 나빠졌다.

반면 이번 두바이 사태에서 확인했듯 중국과 브라질 등 일부 이머징 시장 국가들의 경우 상대적으로 양호한 재정건전성과 낮은 부채비율로 위기발생시 투자자들의 방패막이 역할을 하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그리스와 아일랜드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부채 비중은 내년 각각 111%와 80%에 달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반면 중국과 브라질의 부채비중은 내년 46%와 65%에 그칠 전망이다.

◇ 두바이 사태의 교훈..빚 관리

비단 이는 그리스와 아일랜드 등 일부 국가의 문제가 아니다. 눈덩이 처럼 불어난 빚은 일본과 영국 이탈리아 미국 등 대부분의 나라들이 직면한 문제다.

RBC캐피탈마켓의 이머징마켓 스트래티지스트인 니겔 렌델은 "서구 선진국 가운데 많은 나라들이 늘어난 공공부채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에볼류션의 채권담당 대표인 개리 젠킨스도 "많은 선진국 정부들이 금융위기를 탈출하기 위해 막대한 빚을 졌다"면서 "부채 규모가 줄기 전까지는 이에 대한 우려가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많은 금융 시장 전문가들은 이번 두바이 사태의 파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두바이 사태가 금융시장에 던진 화두는 가볍지 않다고 말한다. FT는 "이번 두바이사태는 투자자들에게 잠시 잊고 지냈던 걱정거리를 상기시켰다"면서 "그것은 많은 나라들이 빚더미에 허덕이고 있다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향후 부채 비중이 줄지 않는다면 그리스와 아일랜드 등 많은 나라들이 금융위기에 취약한 상태로 남게 될 것"이라면서 "열악한 재정상태에 대한 투자자들의 근심으로 금융시장도 압박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두바이 쇼크)다음은 어디? `블랙리스트` 작성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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